■ 「우주산업의 로켓에 올라타라」저자, 조동연

이른바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가 시작됐다. 천문학적 비용으로 인해 그간 정부와 군이 거의 독점적으로 주도해왔던 우주산업은 스페이스X(SpaceX)와 같은 스타트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민간의 활발한 참여와 투자를 통해 다양한 상업화가 시도되고 있다.

새로운 우주산업은 우주발사체나 인공위성 제작에 더 이상 국한되지 않고, 우주 관광에서부터 물류, 위성영상 분석, 우주인터넷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서비스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일단 플랫폼이 갖춰지면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야말로 전에 없던 대규모의 블루오션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더불어 최근 미·중 패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이 두 강대국의 경쟁은 무역, 외교 및 안보 등 지역 패권 경쟁을 넘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영역은 단연 우주다.

척박한 우주 공간에 쓰이는 기술은 로켓 제조 및 발사, 첨단소재 개발, 인공지능(AI), 사물 인터넷(IoT), 자율 주행, 로봇, 바이오 등 최첨단의 기술 또는 적어도 우주 공간에 활용이 적합한 정도의 기술 수준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 기술을 선점하는 일은 경제뿐 아니라 국가안보를 위시한 미·중 패권 경쟁에도 핵심적인 사안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군사적으로 우주 공간이 최첨단 전장(戰場)으로서 주요 영역으로 새롭게 부상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 기인한다.

이 밖에도 기후 위기로 인한 지구환경의 악화, 자원의 고갈, 기후변화 등으로 지구를 넘어선 새로운 공간에 관한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우주에 관한 관심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기술, 경제, 국가안보 등 복합적인 배경에서 우주에 관한 관심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러한 배경하에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19년을 우주항공산업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민간기업의 주도로 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2040년에는 1조 1,000억 달러(약 1,265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듯 우주 경제의 성장 가능성은 단순히 우주에 대한 오래된 호기심과 과학적인 탐구 정신에 기인하지 않는다. 그 기저에는 파괴적 기술발전에 따른 가격하락, 그리고 이로 인해 새롭게 창출된 시장과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

대표적으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초기에 발사 실패를 거듭하며 파산 직전까지 갔지만, 지금은 우주산업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됐다. 차별화된 요소를 이용해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우위를 차지하는 전략인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의 성공적인 예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이륙하는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 ‘팰컨 헤비’의 모습.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이륙하는 스페이스X의 대형 로켓 ‘팰컨 헤비’의 모습.
국내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 첨단 기술기업과 스타트업들 역시 국가 차원의 적절한 정책과 자본이 뒷받침된다면, 한국에서도 제2의 스페이스X와 같은 기업과 기업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이들을 통한 군사적 경쟁력의 확보, 그리고 과학기술 및 경제적 성장은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나아가 이러한 우주항공 및 방위산업의 발전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한국 역시 군에서 필요로 하는 소요를 바탕으로 연구소와 기업의 기술 개발을 통해 국가안보, 경제 그리고 첨단 과학기술의 성장을 이룰 기회로 뉴 스페이스 시대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한 걸음 앞서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일이다. 우주는 우리에게도 분명한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뉴 스페이스 시대, 기회는 파괴적 혁신과 크로스 산업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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