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대한항공 '에이스 이탈'로 동반 부진
지난 시즌 나란히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룬 프로배구 GS칼텍스와 대한항공이 올 시즌 초반 성적이 영 신통치 않다.

10경기를 치른 GS칼텍스는 6승 4패 승점 19점으로 2위 KGC인삼공사(7승 2패)에 승점 2점이 뒤진 3위를 기록 중이고, 대한항공도 10경기 동안 반타작 승률(5승 5패)에 그치면서 4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시즌 막강한 경기력으로 통합 우승을 일군 두 팀의 동반 부진을 두고 여러 분석이 나온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눈에 띄는 점은 두 팀 모두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던 에이스가 이탈했다는 점이다.

여자부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팀의 주장을 맡아 컵대회 우승, 정규리그 1위,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끈 이소영의 부재가 크다.

득점 10위(439점), 공격 종합 4위(공격 성공률 41.66%), 리시브 5위(리시브 효율 41.82%)의 성적으로 2020-2021시즌 정규리그 MVP 후보까지 올랐던 이소영은 '주장으로 팀을 융화하는 리더십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경기 외적으로도 완벽한 모습을 보인 선수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이소영의 선택은 GS칼텍스 잔류가 아닌 KGC인삼공사로의 이적이었다.

이소영의 이 선택은 올 시즌 초반 구단 성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소영을 얻은 KGC인삼공사는 지난 시즌 5위에 불과했지만 올 시즌에는 2위를 달리고 있다.

2011-2012시즌 이후 10년 만에 통합우승에 다시 도전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이 급상승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GC인삼공사의 이영택 감독도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로 "이소영을 데리고 온 게 제일 큰 것 같다"고 할 정도다.

반면 이소영을 잃은 GS칼텍스는 좀처럼 침체한 팀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소영의 빈자리를 대신 차지한 6년 차 공격수 유서연이 득점(17위)과 서브(9위), 수비(11위) 부문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이소영에게 미치지 못 한다.

이소영이 없는 GS칼텍스의 한계는 지난 24일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GS칼텍스는 5세트 14-13으로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했지만, 승부를 결정지을 승부사가 없었다.

결국 도로공사에 내리 3점을 내주면서 16-14 뼈 아픈 역전패를 당하면서 상위권 도약의 기회마저 잃었다.

'디펜딩 챔피언' GS칼텍스·대한항공 '에이스 이탈'로 동반 부진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남자부 대한항공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이소영과는 다른 이유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상(MVP)을 동시 석권한 에이스 정지석이 빠지면서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다.

정지석은 지난 9월 전 여자친구의 고소로 데이트 폭력 및 재물손괴 혐의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정지석의 빈자리를 후배 정한용과 이준이 메우고 있지만 파괴력 면에서 한참 부족한 상태다.

지난 시즌 정지석과 함께 좌우 쌍포로 활약한 임동혁이 분발하며 팀을 이끌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하루라도 빨리 복귀하기만을 바라고 있다.

정지석이 여자친구 폭행 혐의에 대해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자마자 언론 등에 조기 복귀 가능성을 타전하고 있다.

이르면 내달 4일 우리카드와의 3라운드 첫 경기에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석의 복귀를 가장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올 시즌 대한항공 사령관으로 새로 부임한 토미 틸리카이넨(34·핀란드) 감독이다.

정지석과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 임동혁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앞세워 후반기 반격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24일 KB손해보험과의 경기를 앞두고 "정지석은 언제든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준비가 되면 돌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정지석 복귀에 대한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