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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중국판 나스닥'은 베이징거래소?…미중 정상회담, 양국 성과는? [강현우의 베이징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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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경제와 시장을 분석하는 베이징나우입니다. 최근 베이징 금융거리에 새롭게 문을 연 베이징증권거래소를 가봤습니다. 상하이와 선전에 이어 31년 만에 중국 본토에 새로 연 거래소입니다. 중국 정부가 베이징거래소를 개설하면서 내건 목적은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환경 개선입니다. 업계에선 그것 말고도 다른 이유들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베이징거래소 전경
    베이징거래소 전경
    베이징거래소 상장 종목들에 지금 투자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상하이 커촹반이나 선전 촹예반이 그러는 것처럼 소액투자자나 외국인 접근을 막아놨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베이징거래소에 나와본 건 이 거래소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베이징거래소는 베이징 중심가인 시청구의 진롱다제, 금융거리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외국계 금융사들도 베이징 본부를 거의 이 금융거리에 두고 있습니다. 베이징거래소가 들어와 있는 건물은 진양따샤, 금양빌딩이라는 건물인데, 공교롭게도 이 건물에 베이징 증권감독국도 같이 입주해 있습니다. 당국이 중국 금융시장을 어떻게 통제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이 베이징거래소를 열면서 내건 목표는 우수한 중소기업들이 좀 더 쉽게 자금을 조달하도록 한다는 겁니다. 이제까지 중국판 나스닥이라고 불려온 선전거래소 촹예반, 영어로는 차이넥스트가 있고 또 상하이거래소 커촹반, 스타보드가 있는데 그걸로는 부족했다는 게 당국 설명입니다.

    중소기업들이 은행 대출에 의존하다가 이자비용 때문에 사업도 제대로 못 키우고 하니까 직접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조달하라는 이런 취지는 공감이 갑니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이 촹예반이나 커촹반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 건 이유가 명확합니다. 상장 심사가 너무 엄격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중국판 나스닥들은 다른 메인보드들과는 달리 허가제가 아니라 등록제를 하고 있습니다. 메인보드에 상장하려면 금융당국 허가가 있어야 하는데 촹예반이나 커촹반에 가려면 요건만 갖추면 등록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허가제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상장 등록 요건에 분명이 이익을 못 내더라도 유망한 기술을 갖추고 미래 실적 전망이 좋으면 상장할 수 있도록 해놨는데, 실제로는 최근 사업연도에 순이익 5000만위안 이상을 냈을 것 이런 기준을 요구하는 거죠. 그러니 중국의 유망 기술기업들은 그동안 적자기업도 상장할 수 있는 미국이나 홍콩 증시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거고요.

    베이징거래소도 등록제를 내세우긴 했는데 실제로 허가제처럼 운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당국이 내세운 우수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이라는 목표는 아마 제대로 달성하기 어려울 겁니다.
    베이징증권거래소 홈페이지의 시세 정보
    베이징증권거래소 홈페이지의 시세 정보
    그럼 베이징거래소는 왜 만들었을까요. 음모론적 시각에서는 상하이나 선전 같이 남쪽에 집중된 금융 권력을 베이징으로 가져오려는 시도라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런 분석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상하이방이라고 불리는 정치세력이 시진핑 시대에 와해됐다고는 하는데,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 예를 들어보면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매체 중에 디이차이징, 제일재경이라는 매체가 있습니다. 정부 실정을 적극적으로 지적하거나 하진 않지만 각종 지표나 데이터들을 깊이 있게 분석해서 경제 부문에서 입지를 다진 매체인데요. 이 제일재경의 지분 62%를 가진 최대주주가 상하이시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38%는 바로 알리바바가 갖고 있습니다.

    이것만 봐도 1번, 상하이시가 경제 분야에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2번, 알리바바와 상하이로 대표되는 중국 남부 정치권력들과의 관계는 끈끈하다. 3번, 시진핑 지도부 입장에선 상하이가 갖고 있는 경제권력을 견제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추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다시, 베이징거래소는 왜 열었을까요. 저는 중국이 틈 날 때 마다 시장 개방을 외치고 있는데, 지금처럼 돈이 들어올 땐 쉽게 들어오지만 나갈 때는 맘대로 안 된다는 식의 정책을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지할 거라고 봅니다. 중국은 세계 최대 무역 흑자 국가이고 달러가 엄청나게 들어옵니다. 돈은 계속 들어오는데 밖으로 나가는 건 통제합니다. 이건 중국만 그런 건 물론 아니고 한국도 마찬가지일텐데, 중국 부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벌어 놓은 돈을 어떻게 외국으로 옮기는 거라고 합니다. 반대로 중국 정부는 이걸 막으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고요. 비트코인을 불법화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고 합니다.
    베이징증권거래소
    베이징증권거래소
    어쨌든 자국 국민들이 돈을 투자할 데를 열어줘야 하는 상황입니다. 가뜩이나 집값 잡는다고 하니 부동산은 투자할 대상이 안되고, 증권거래소라도 새로 열어서 시중 자금이 갈 데를 만들어 주는 거죠. 실제로 2019년 커촹반이 연 이후 자금이 대거 몰렸고 커촹반 상장 주식들 주가가 많이 올랐고요, 베이징거래소 상장 주식들 주가도 상당히 오를 전망입니다. 증시가 활황세가 되면 일단은 성공이라는 평가는 받을 테니 목적도 달성했다는 평가도 받을 수 있을 거고요.

    다음은 지난 16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좀 보겠습니다. 시간은 좀 지났지만, 그래도 중국 입장에서 좀 해석을 해보려고 합니다.

    3자 시각에서 보면 이번 정상회담은 별로 진전된 게 없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 보면 저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봅니다. 중국 내 분위기도 그렇고요.

    우선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지 열 달 만에서야 정상회담을 열었고, 또 시 주석이 미국에 가지 않고 화상으로 열었다는 것만 해도 중국은 충분히 성과를 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에 미국에 가서 바이든을 만났죠. 스가 전 일본 총리도 4월에 미국에 갔고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6월에 이미 바이든을 만났습니다. 푸틴은 스위스에서 만나긴 했지만요.

    그런데 시 주석은 10개월을 끌어온 겁니다. 바이든이 작년 당선될 때 상황을 보면 중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당한 부분이 워낙 많아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요, 중국에서도 바이든 이후 관계가 개선될 거란 기대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바이든이 취임한 후에도 트럼프의 대중 강경 정책들을 상당 부분 이어가니까 중국도 버티기에 들어갔고요. 무역합의 불이행도 코로나19 탓을 하면서 피해갔습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바이든이 동맹국들을 규합하면서 중국을 사방에서 포위하는 형세였죠. 그런데 글로벌 공급망 붕괴 여파가 실제로 나타나면서 미국이 아쉬운 상황으로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원자재 인플레이션도 바이든 정부에게 악재가 됐고요. 중국 시장에서 장사를 해야 하는 미국 기업들의 목소리도 계속 높아졌습니다. 결국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국 제재의 핵심 기업인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까지 풀어주고 나서야 정상회담을 하게 됐습니다.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 자체에서 얻어낸 것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건 대만 문제라 하겠습니다. 바이든이 지난 8월에 대만이 침공당하면 대응하겠다고 했는데, 미국 대통령이 이렇게 얘기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대만 통일은 시 주석 입장에선 장기 집권을 정당화할 수 있는 최고의 업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무력이든 평화이든 그 방법이 중요한 건 아니고요. 그런데 미국이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명시적으로 선언하는 건 중국에게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바이든은 현재 상태를 지지한다고도 했지만 또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도 인정했습니다. 다시 예전의 전략적 모호성으로 돌아간 건데, 이것만 해도 중국에겐 큰 성과라고 하겠습니다.

    경제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미국 기업인들의 입국에 패스트트랙을 승급하겠다고 했는데, 사실상 유명무실한 제도였다는 점에서 중국이 그동안 철통같이 유지했던 방역정책을 일부 양보하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미국 기업인들이 중국에서 사업하기 어렵다고 호소한 이유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걸 많이들 지적하는데, 그 부분도 나아질 전망이고요.

    회담을 전후해서 중국에선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고율 관세를 철폐하는 실무자 회의가 열릴 거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 중국 측에 비축유를 풀어달라고 요청했다고 하고요. 중국은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되 정확한 분량은 명시하지 않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내수 수요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고요. 현재 전략적 비축유가 미국은 7억2700만배럴로 미국이 90일 정도 쓸 수 있는 분량이고요, 중국은 2억배럴로 정도 된다고 합니다. 두 나라가 공조하면 국제유가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이건 미국 측 요구를 중국이 들어주는 거라 할 수 있고요.

    이번 회담으로 양국 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되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두 나라 사이에서 경제 교류는 이전보다는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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