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한세광 교수팀, 헬리코박터균 모사 마이크로 모터 제작
위에 쏙 들어가 쑥 빠지는 약물 전달용 모터 개발
국내 연구팀이 위 점막을 통과해 24시간 이상 위에 머물면서 약물을 전달한 뒤 다시 몸 밖으로 배출되는 마이크로 모터를 개발했다.

포항공대(포스텍)는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 최현식 박사 연구팀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특성을 모사해 요소분해효소 기반의 마이크로 모터 약물 전달체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아주 작은 크기의 마이크로·나노 모터는 추진력이 있어서 신개념 약물 전달체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개발된 마이크로·나노 모터는 일반적으로 아연이나 마그네슘과 같은 금속 성분으로 만들어져 몸속 장기 수분과 반응하면서 일부 장기 손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 약물을 전달한 뒤 전달체가 분해되지 않은 채 몸속에 남는다는 문제가 있다.

한세광 연구팀은 위 점막과 점액 사이에서 기생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위 점막을 뚫고 위 속에서 오래 살아남는 특징에 착안해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한 요소분해효소 추진 마이크로 모터를 개발했다.

이 모터는 표면의 요소분해효소와 요소가 반응해 암모니아 가스가 생성되면서 추진력이 생긴다.

이때 위 점막의 수소농도이온지수가 높아져 모터 주변이 액화함에 따라 점막 안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동물실험 결과 입으로 투여한 마이크로 모터는 24시간 동안 위에 머물렀고 약물을 방출한 지 3일이 지난 뒤 완전히 몸 밖으로 배출됐다.

연구팀은 생체적합성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동물실험과 조직학적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체재료과학 분야 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티리얼스'와 '바이오머티리얼스'에 온라인으로 실렸다.

한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마이크로 모터는 기존 약물 전달 시스템보다 위벽을 강하게 투과해 오래 머무를 수 있다"며 "이를 위장염, 위암과 같은 다양한 위 질환 치료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