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도 내일이 없는 경기…'1차전 43구' 조상우, 또 등판할까
1차전에서 43구를 던진 조상우(27·키움 히어로즈)는 2차전에도 등판할까.

키움이 어려운 결정 앞에 섰다.

키움은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7-4로 눌렀다.

선발 안우진이 6⅓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잘 던졌고, 이용규와 김혜성의 테이블 세터진은 5출루 4득점을 합작했다.

3번 이정후가 9회초 승부를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날리고, 4번 박병호가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두르는 등 키움은 해줘야 할 선수들이 모두 제 몫을 해줬다.

계산이 어긋난 게 하나 있다면 조상우였다.

조상우는 팀이 4-2로 앞선 8회말 2사 2루에서 구원 등판해 김재환에게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1차 임무에 실패한 조상우는 키움이 7-4 리드를 되찾은 9회말 경기를 마무리 짓기 위해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8회말에 이미 12구를 던진 조상우는 9회말 투구 수를 절약하기는커녕 주자를 쌓아나갔다.

볼넷, 안타, 볼넷으로 1사 만루에 몰린 조상우는 정수빈을 인필드플라이, 호세 페르난데스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하고 힘겹게 경기를 끝냈다.

2차전도 내일이 없는 경기…'1차전 43구' 조상우, 또 등판할까
팀의 승리는 지켜냈지만, 조상우의 투구 수는 무려 43개에 달했다.

올해 정규시즌 한 경기 최다 투구 수인 34개(4월 27일 고척 두산전)를 훌쩍 뛰어넘었다.

조상우를 2차전에서 투입하기에는 1차전 투구 수가 너무 많다.

그렇다고 조상우의 휴식을 장담할 수 없는 게 키움의 고민이다.

최대 2경기를 치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4위 팀인 두산에 대단히 유리하다.

1승의 어드밴티지를 안고 출발하는 데다 2번의 맞대결에서 한 차례 무승부만 거둬도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반면 5위 팀인 키움은 무조건 2승을 거둬야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2차전에서도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키움은 조상우를 아낄 여유가 없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1차전 승리 뒤 인터뷰에서 "조상우의 내일 컨디션을 점검해봐야겠지만 2차전도 내일이 없는 경기"라며 조상우의 등판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상우는 지난 8월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이 치른 7경기 중 6경기에 등판해 총 8이닝 146구를 던졌다.

내로라하는 투수들이 집결한 대표팀에서도 조상우만한 구위를 갖춘 투수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대표팀에서도 그럴진대 키움이 승부처에서 조상우를 쓰고 싶은 유혹을 떨쳐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조상우는 올 시즌 뒤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한다.

조상우의 내년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키움이 과연 어떤 결정을 내릴지 2차전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