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올 3분기 실적을 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장기화 덕분에 치료제 '렘데시비르'(제품명 베클루리)를 찾는 중증 환자들이 늘어나면서다.

길리어드는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3억6000만달러 대비 25억9000만달러로 급증했다고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밝혔다. 매출은 65억8000만달러에서 74억2000만달러로 늘었다. 업계가 예상한 이 회사의 3분기 매출은 62억9000만달러였다.

렘데시비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업계가 예상한 렘데시비르 매출은 6억4700만달러였으나 실제 매출은 19억달러로 3배에 가까웠다.

렘데시비르가 업계 예측을 훌쩍 뛰어넘는 판매량을 보인 까닭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때문이다. 미국 투자업계는 올 상반기만 해도 코로나19 대유행이 점차 잠잠해질 것으로 보고, 렘데시비르의 매출 또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미국의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로 가득차면서 렘데시비르의 매출이 폭증했다. 길리어드의 최고홍보책임자(CCO)인 요한나 메르시에는 “미국에 입원한 환자 중 60%가 이 치료법(렘데시비르)을 이용했다”며 “길리어드는 렘데시비르가 델타 변이에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credited)”고 말했다.

한편, 렘데시비르를 제외한 길리어드의 매출은 3% 증가했다.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관련 제품은 매출이 8% 감소했다. 길리어드가 HIV 치료제인 ‘아트리플라’와 ‘트루바다’의 독점권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각각 아트리플라는 75%, 트루바다는 87% 매출이 줄었다. 길리어드의 다른 주력 HIV 치료제인 빅타비의 판매량이 지난 분기 동안 20% 증가하며 독점권 상실에 따른 손실을 메꿨다.

미국 투자업계는 길리어드의 올해 렘데시비르 매출이 45억~48억달러에 달하며, 연매출은 260억~26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우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