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가을야구 좌절' 롯데, 희망과 숙제 확인한 2021시즌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8년 7위, 2019년 10위, 2020년 7위를 거쳐 올해는 8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가을야구' 탈락이 확정됐다.

전체 연봉 총액에서 1위 구단이었음에도 성적은 꼴찌에 그쳤던 2019년보다는 덜 치욕적이지만 그래도 아쉬운 결과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롯데는 지난 5월 11일 허문회 감독을 경질하고서 래리 서튼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뒤 후반기 상승세를 탔다.

롯데의 후반기 승률은 31승 7무 25패(승률 554)로 리그 3위다.

5강 진입이 가까워 보였던 순간도 있었지만 4∼5월의 부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는 4∼5월 15승 1무 29패에 그쳤다.

그때 쌓였던 승패 마진 마이너스(-) 14가 끝까지 발목을 잡았다.

롯데의 올 시즌을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희망과 숙제가 공존한다.

롯데는 안중열-지시완 포수 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강민호(삼성 라이온즈)가 떠난 이후 수년간 지속된 포수 문제의 짐을 덜었다.

'4년째 가을야구 좌절' 롯데, 희망과 숙제 확인한 2021시즌
후반기 실질적인 에이스로 자리 잡은 이인복의 발견과 후반기 최고의 셋업맨으로 우뚝 선 최준용도 올 시즌의 수확으로 꼽을만하다.

선발진 붕괴 속에 기회를 부여받은 나균안, 최영환 등 여러 선발 후보를 확보한 덕분에 내년 선발진 운용에 유연성을 더하게 된 점도 고무적이다.

2군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면 바로 1군 엔트리에 집어넣는 등 1군과 2군의 선순환 구조가 확립된 점도 성과로 평가된다.

하지만 숙제가 훨씬 더 많다.

롯데는 올 시즌 10개 구단 중 팀 타율 1위(0.278)를 달렸지만, 무늬만 리그 최강이었다.

소총부대에 가까운 탓에 안타를 많이 치고도 점수를 뽑는 게 쉽지 않았다.

게다가 발 빠른 타자가 드물고 주루 플레이가 서툴러 득점 공식이 다양하지 않았다.

내외야 수비력은 리그 바닥 수준이었다.

특히 외야진은 한 베이스만 내줄 타구에 두 베이스를 내주는 일이 허다했다.

단타 3개로 어렵게 1점을 내고 어설픈 수비로 대량 실점을 내주는 경기가 반복됐다.

'4년째 가을야구 좌절' 롯데, 희망과 숙제 확인한 2021시즌
주축 야수들은 갈수록 노쇠화하고, 확실한 선발 카드가 부족한 상황에서 3선발 박세웅은 내년에는 만 나이 27세로 입대의 갈림길에 선다.

타선의 핵심인 손아섭과 정훈은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산적한 숙제를 떠안은 롯데는 올 시즌을 마치고 사직구장 그라운드를 확장하는 공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외야 펜스를 지금보다 더 높이고, 홈플레이트를 백스톱 쪽으로 이동시켜 타자 친화 구장에서 투수 친화 구장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자연스럽게 선수단 구성과 보직에 대대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올 시즌 중간에 지휘봉을 잡은 서튼 감독도 내년에는 자신만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낼 수 있다.

이 변화의 결과가 내년 가을에는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