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부문을 매각하는 데 실패하고 사업폐지(청산) 절차를 밟는다. 지난 4월 씨티그룹이 한국 소비자금융사업 철수를 공식화한 지 6개월 만에 나온 결정이다. 씨티은행은 200만 명 넘는 개인 소비자에 대한 기존 서비스는 계약 만기·해지까지 유지하되 신규 가입은 일절 중단하고 단계적으로 사업을 축소할 예정이다. 2400여명의 소비자금융 직원은 희망퇴직, 재배치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씨티은행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어 여·수신과 카드 펀드 방카슈랑스 등 소비자금융 부문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씨티은행은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 출구전략 추진을 결정한 씨티그룹의 전략적 재검토, 소비자금융 부문의 지속적인 재무성과 악화에 따른 것”이라며 “금융시장 환경, 당행의 인력 구조상 제약 등으로 전부 또는 부분 매각은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씨티은행은 2004년 출범 이후 17년 만에 소비자금융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고비용 인력 구조와 전통적인 소비자금융사업의 환경 악화가 매각 불발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씨티은행 노조는 단계적 폐지 결정에 대해 ‘졸속 청산’이라고 비판하며 결사반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피해가 없도록 사업폐지 과정을 철저히 감독하겠다는 입장이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