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침체 장기화·코로나 사태에 정책 부재까지 겹쳐
'브라질의 그늘' 빈민가 10년새 두 배로 늘어…전국 1만3천곳
브라질에서 경제 침체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 사회구호 정책 부재 등이 겹치면서 빈민가가 최근 10년 사이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일간 폴랴 지 상파울루는 국립통계원(IBGE) 자료를 인용해 빈민가가 2010년 6천329곳에서 2019년에는 1만3천151곳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기간에 브라질 전체 도시 5천570곳 가운데 빈민가가 형성된 도시는 323곳에서 734곳으로 증가했다.

브라질 당국은 빈민가 주민이 1천만 명을 넘을 것이라고만 말하고 있으나 빈민가가 늘어난 만큼 주민도 배 가까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파벨라'(favela)로 불리는 브라질의 빈민가는 사회적 소외계층의 집단 거주지이자 빈부격차와 치안 불안 실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가정용 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리우데자네이루 빈민가 주민들이 장작으로 불을 때 음식을 만들어 먹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될 정도로 생활 환경이 극도로 열악하다.

대부분 빈민가는 마약 밀거래 조직이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은 경쟁조직이나 단속에 나선 경찰과 수시로 총격전을 벌여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도 빈민가 주민의 피해 규모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으며 보건당국의 손길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면서 방역 사각지대로 꼽혔다.

'브라질의 그늘' 빈민가 10년새 두 배로 늘어…전국 1만3천곳
전문가들은 실업률·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감소, 보건위생 분야 투자 축소와 저소득층 구제를 위한 사회정책 후퇴 등으로 빈곤층이 늘어나면서 빈민가도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브라질 뉴스포털 UOL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직전인 2018년 12월에 1천270만 가구였던 극빈층이 2년 반만인 올해 6월 말 현재 1천470만 가구로 늘어났으며, 이를 인구수로 따지면 4천110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에서 극빈층은 1인당 월 소득 89헤알(약 1만9천150원) 이하인 가구를 말하며, 대부분 노숙자 생활을 하거나 판잣집에 살며 상시로 끼니를 걱정하는 계층을 말한다.

이밖에 280만 명 정도는 1인당 소득이 90∼178헤알(약 1만9천370∼3만8천300원)이어서 극빈층 전락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