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오롱FnC 제공]
[사진=코오롱FnC 제공]
패션업계에서 마네킹이 아닌 한국인 표준체형 및 소비자 실제 체형에 맞춰 옷을 홍보하는 마케팅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자는 '내 몸 긍정주의'가 퍼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가 운영하는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스파오는 최근 매장에 '평균 체형 마네킹'을 설치했다. 평균 체형 마네킹의 키는 남성 172.8cm, 여성 160.9cm다. 기존 마네킹이 남성용 190cm, 여성용 184cm였던 것에 비하면 각각 17.2cm, 23.1cm씩 작아진 것이다. 허리둘레 역시 기존 마네킹보다 남성은 2.3인치, 여성은 5.9인치 더 크게 제작했다.
[사진=스파오 제공]
[사진=스파오 제공]
새로 제작한 마네킹은 국내 25~34세 남녀의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사이즈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한 것. 스파오 관계자는 "스파오는 누구나 옷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사이즈의 의류를 제작해왔다. '평균 체형 마네킹'을 통해 모두가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가꿔나갈 수 있도록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FnC는 지난 3월 방송인 조세호와 협업해 한국 남성 표준 체형에 맞춘 남성복 온라인 브랜드 '아모프레'를 선보였다. 온라인 포털상 조세호의 키는 172cm다. 브랜드 론칭과 함께 첫선을 보인 '현실 기장 데님 팬츠' 3종은 이름에도 알 수 있듯 길이 수선이 필요 없는 바지로, 해당 제품은 5차 재생산(리오더)을 진행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코오롱 FnC는 인기에 힘입어 아모프레 브랜드를 본격 확장한다. 가을·겨울(FW) 시즌을 기점으로 판매 아이템을 니트, 가디건, 코트, 데님 재킷 등 아우터와 상의 중심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팝업스토어도 선보여 소비자 접점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쭈당당 홈페이지 캡처]
[사진=쭈당당 홈페이지 캡처]
신세계인터내셔날 온라인 전용 브랜드 '텐먼스'는 지난해 브랜드 론칭 당시 전문 모델을 내세우기보단 사내 직원을 주인공으로 한 화보를 선보였다. 이때 상품기획자(MD), 마케터,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의 직원들이 모델로 참여해 현실감 있는 핏 정보를 제공했다. 당시 화보에는 직원의 키와 실제 착용한 텐먼스 제품 사이즈 등을 함께 기재해 소비자 선택을 도왔다.

통통한 체형의 소비자를 위한 '현실핏'도 늘고 있다. 개그우먼 이국주가 운영 중인 쇼핑몰 '쭈당당'은 빅사이즈 여성 소비자를 위해 77사이즈, 110사이즈 의류와 플러스 사이즈 모델 착용샷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국주 역시 실제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의류를 구매하는 사례가 많아지며 이미지를 통해 '현실핏'을 보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결국 마네킹이 아닌 일반인 체형에 맞췄을 때 어떤 핏이 나오는지 전달해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더해 마네킹 몸매가 아닌 자신의 몸매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옷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어 남에 따라 표준체형, 통통한 체형의 모델에게 적극적으로 옷을 입히는 마케팅을 실시하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