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확대 및 조직·체계화로 필요성 확인"
네이버는 2017년 폐지했다 사업 확장에 2019년 부활
덩치 커진 카카오, 창사 후 첫 임원 직급 도입…'C급' 10명
창사 이래 '수평적 조직문화'를 강조해 온 카카오가 처음으로 임원 직급을 도입했다.

사업 확대에 따라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달 1일 자로 미등기 임원 10명을 발령했다.

홍은택 커머스CIC 대표·권대열 최고관계책임자(CRO)·정의정 최고기술책임자(CTO)·배재현 최고투자책임자(CIO)·이성호 최고재무책임자(CFO)·김택수 최고프로덕트책임자(CPO)·강형석 최고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김연지 최고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 등이다.

카카오는 창사 이후 그간 상법상 필수 임원(등기이사·사외이사) 7명을 제외한 미등기 임원을 두지 않았다.

일부 부서는 대외용으로 임원 직함을 쓰는 곳도 있었으나, 내부적으로는 수평 문화를 지향하는 만큼 미등기 임원과 직원을 구분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 사세가 비약적으로 커지고 각 조직의 권한·책임의 분산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해당 업무 부문을 관장하고 책임을 짊어질 임원 직급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됐다는 것이 카카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기업 확대와 조직화, 체계화에 따라서 업무의 권한과 책임을 맡게 되는 미등기 임원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확인하고 작년 말부터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미등기 임원은 본인이 보유한 자사 주식에 대해 수시 공시 의무를 갖는다.

사업보고서 등 정기 공시에서도 이들의 현황과 경력, 보유 주식 수, 임금 평균치 등이 따로 공개된다.

커진 덩치만큼이나 늘어난 안팎의 돌출 악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카카오는 최근 전반적인 경영 변화를 추진 중이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은 지난달 주요 계열사 대표 전체 회의에서 "카카오와 모든 계열 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추구해왔던 성장 방식을 과감하게 버리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성장을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는 지난 5월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공동체 사업의 운영 방식이나 지배 구조에 대해서 여러 가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공동체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본사의 가치를 지킨다는 취지"라고 말한 바 있다.

임원 제도 도입은 네이버가 이미 앞서서 간 길이다.

네이버는 2017년 1월 수평적 문화와 소통 중시의 명목으로 임원 직급을 폐지했다가 2년여 만인 2019년 3월 '책임 리더'라는 이름으로 부활시켰다.

네이버 역시 사업을 다방면으로 확장하고 직원 숫자도 많이 늘어나는 등 회사의 덩치가 커지면서 임원급 중간 관리자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덩치 커진 카카오, 창사 후 첫 임원 직급 도입…'C급' 10명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