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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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가 반도체 재고 현황 등 기업 내부 자료 제출을 요구한 미국 정부의 요청을 거부할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쿵밍신 대만 국가발전협의회(NDC) 장관이 "TSMC는 고객의 기밀 정보를 공개하거나 주주들의 권리를 위협하는 관행을 하지 않는다"라며 미 정부의 자료 제출 요구에 난색을 표했다. NDC는 TSMC의 핵심 주주다.

지난달 23일 미국 정부는 백악관에서 열린 제3차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서 참석 기업에 재고와 주문, 판매 현황 등 기업 내부 정보가 담긴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TSMC, 인텔, 애플 등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다음달 8일까지 정보를 제공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TSMC 등이 미 정부에 내부 자료 제공을 꺼리는 이유는 고객사 정보를 포함한 민감한 '영업 기밀'이 노출될 수 있어서다. 이 자료에는 재고뿐만 아니라 특정 업체에 얼마의 가격에 제품을 파는지 가격 정보가 포함돼 있다. 이 자료가 노출되면 고객사와 법적 다툼까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이 같은 요청은 전 세계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안정화를 위한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요구는 자발적 정보 제출 요청이지만 미국 정부는 국방물자생산법(DPA) 등 기업의 정보 제출을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