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 결승포' 로맥 "벤치에 있을 때도 정신·기술적으로 준비"
KBO리그 5년 차 외국인 선수인 제이미 로맥(36·SSG 랜더스)은 2021년 낯선 경험을 하고 있다.

8월 말 2군에 다녀왔고, 최근에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날이 잦다.

그러나 '토종 선수들보다 더 SSG에 애정이 깊은' 로맥은 지금의 낯선 시간도 밝은 표정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힘이 되는 장면도 나왔다.

로맥은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홈경기 LG 트윈스 전에서 2-2로 맞선 6회말 1사 1루, 대타로 등장해 결승 홈런을 쳤다.

로맥은 볼 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LG 선발 임찬규의 시속 132㎞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왼쪽 담을 넘어가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7월 10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60일 만에 나온 시즌 19호 홈런이었다.

SSG 전신 SK 와이번스에서 2017년부터 뛴 '장수 외국인 선수' 로맥이 한국 무대에서 친 첫 대타 홈런이기도 했다.

로맥의 결정적인 홈런으로 SSG는 LG를 5-3으로 눌렀다.

로맥은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33, 18홈런, 49타점으로 부진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최근 2루수에 최항을 기용하고, 2루수 요원 최주환을 1루수로 활용했다.

주전 1루수 로맥의 부진이 길어지고, 최항의 타격감이 절정에 달하면서 택한 기용법이었다.

'대타 결승포' 로맥 "벤치에 있을 때도 정신·기술적으로 준비"
경기 뒤 로맥은 "벤치에서 대기하면 경기를 완벽하게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경기 중에도 틈틈이 스윙하고 있었다"며 "벤치에서도 정신적·신체적으로 언제든지 타석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런 로맥을 SSG 동료들도 응원한다.

로맥은 "6회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김강민이 '기회는 한 번이다.

그 한 번의 기회가 올 때 네 스윙을 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며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김강민의 조언대로 스트라이크존 안에 오는 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2군 생활도 동료들과 어울려 잘 지냈다.

로맥은 "2군에 머무는 동안 팀원과 좋은 분위기에서 함께 훈련하고 좋은 몸 상태로 지내고자 노력했다.

정신적으로 충분한 휴식이 됐고, 재정비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라고 했다.

SSG 선수단은 "로맥은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다르다"라고 했다.

2017년부터 쌓은 신뢰는 이렇게 깊다.

로맥이 대타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오자, SSG 동료들은 감격에 어린 표정으로 환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