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TC 트위터
사진=HTC 트위터
HTC, 모토로라, 구글. LG전자의 스마트폰 철수로 삼성전자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으로 양분된 한국 스마트폰 시장을 이들 외산폰이 틈새 공략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TC와 모토로라, 구글은 5G 스마트폰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HTC는 국내 이동통신사 등을 상대로 영업과 사업개발을 담당할 전담 인력을 채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분석, 영업전략과 실행 계획을 수립하는 역할이다. 앞서 HTC는 2012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다.

구글은 '픽셀폰'으로 국내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레퍼런스폰(테스트폰)이던 '넥서스'를 국내에 선보인 적은 있지만, 자체 제작한 상용 픽셀폰을 국내에 출시하는 넋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토로라도 국내 스마트폰 출시를 계획 중이다. 모토로라코리아는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에서 '모토(Moto) G50 5G'의 전파인증을 획득했다. 통상적으로 전파인증을 거친 것은 국내 제품 출시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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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점유율 70%, 외산폰의 무덤 한국...출시 이유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린다. 삼성전자가 7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다 애플 말고는 이렇다 할 점유율을 가진 외국산 스마트폰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73%, 애플 16%, LG전자 10% 순이었다.

이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이유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LG 스마트폰 점유율 10%의 공백을 공략해 볼만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가격대로 경쟁력을 갖춘 HTC, 모토로라, 픽셀폰이 한국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샤오미 외에는 이렇다 할 중저가 스마트폰도 없다.

모토로라의 G50은 해외에서 250유로에 판매되는 제품으로 약 34만원 가량의 중저가 스마트폰이다. HTC는 대만에서 중저가인 40만원대 5G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다. 구글도 미국과 일본에서 449달러(약 51만원)의 중저가 픽셀폰을 내놨다.

이들이 국내에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면 갤럭시A 시리즈와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 삼성전자는 최근 50만원대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 A52s 5G'를 국내에 출시했다.

쵝근 들어 국내에서 자급제 폰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는 점도 국내 이동통신사를 통한 판매 활로를 뚫기 힘든 외산폰으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지난해 국내 자급제 스마트폰 구매 비중이 사상 최초로 두자릿수(11.8%)를 기록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산 스마트폰이 출시가 된다면 소비자들에게 또 하나의 선택지가 생기는 셈이다. 다만 공고한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깰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