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이 베이징에 신규 증권거래소를 설립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베이징증권거래소가 탄생하면 기존 상하이와 선전에 이은 제3의 거래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시 주석은 이날 열린 ‘2021 중국국제서비스무역교역회(CIFTIS)’ 개막 연설에서 “중소기업 혁신 성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신삼판 개혁을 심화하겠다”며 “베이징증권거래소를 설립해 서비스 혁신형 중소기업의 주요 활동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신삼판은 유망한 중국 중소벤처기업의 주식을 거래하는 장외 주식시장이다. 시 주석의 이번 발표는 깜짝 선언으로 평가된다. 1990년 초 설립된 기존 증권거래소처럼 자본 조달을 꾀하되 중소기업 맞춤형 증권거래소를 세운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금융, 헬스케어와 같은 서비스 부문에 대한 중국의 점진적인 외국인 투자 개방을 강조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중국은 개방적인 협력을 지속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와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계 경제의 회복과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서비스 무역의 발전 기회를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 관련해 중국이 최근 일부 서비스 부문을 전략적으로 개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전략적으로 일부 서비스 부문을 개방했으며 서비스 무역 제한은 2014년 이후 다른 회원국 가운데서도 큰 폭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CSRC)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CSRC는 시 주석 발언 후 성명을 통해 “베이징증권거래소를 설치하는 것은 자본시장 제도 개선과 금융 구조 개혁을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소기업을 위한 위대한 일”이라며 “시 주석의 제안을 심층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증권거래소 설립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중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규제와 같은 최근 중국 당국의 행보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지난 3월 중국이 해외 상장기업 유치와 본토 내 주식시장의 글로벌 위상 강화를 위해 거래소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