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글로벌 TV 브랜드의 격전지인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 20%의 ‘벽’을 넘어섰다. 최상위 제품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판매량이 급증한 영향이다.

LG전자, 북미 TV시장 점유율  첫 20% 돌파
30일 시장조사 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북미 TV 시장 점유율은 20.9%(금액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5.9%보다 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LG전자의 북미 TV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업계 1위 삼성전자와 함께 북미시장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소니, TCL 등과 확실하게 격차를 벌렸다는 의미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점유율은 36.3%로 나타났다.

LG전자의 효자 상품은 OLED TV다. 상반기 북미 시장에 출하한 OLED TV는 62만7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물량이 3배 이상 늘었다. 상반기 판매량만 따져도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80%에 육박한다는 것이 LG전자 측 설명이다.

업계에선 LCD(액정표시장치) TV 중심이던 북미 TV 시장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2분기 북미 TV 시장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기준으로 13.1%로 나타났다. 6%대였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시장이 배 이상 커진 셈이다. 북미지역 소비자 매체들도 OLED TV에 우호적이다. 최근 미국 소비자매체인 컨슈머리포트가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TV 180개 모델을 대상으로 소비자 선호도 평가를 한 결과 OLED TV가 ‘톱 10’을 휩쓸었다. 7개가 LG OLED TV, 3개가 소니 OLED TV인 것으로 조사됐다.

LG전자는 OLED TV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평균 판매가격(ASP)이 1950달러(2분기 기준)로 같은 크기 LCD TV보다 두 배 가까이 비싸지만 소비자들이 기꺼이 선택할 정도로 뛰어난 품질과 경쟁력을 증명했다는 설명이다. 옴디아는 지난해 연 365만 대 수준이던 OLED TV 시장이 올해 610만 대 규모로 약 70%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