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메르켈 한 달 앞으로…신호등 연정 탄생하나

독일 연방하원 총선거(9월 26일)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지지율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사회민주당(SPD)에 밀리는 이변이 발생했다.

차기 총리 후보 적합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올라프 숄츠 독일 사민당 총리후보는 총선 이후 정당상징 색에 따라 빨강(사민당)·노랑(자민당)·초록(녹색당)으로 구성된 '신호등 연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자민당을 향해 구애에 나서고 있다.

메르켈 총리 소속 정당 지지율 15년 만에 사민당에 밀려
27일(현지시간)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20∼24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주말에 연방하원 총선이 있다면 어떤 정당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24%가 사민당을 꼽았다.

사민당의 지지율은 지난 7월 말보다 무려 8%포인트 치솟았다.

반면에 기민·기사당 연합의 지지율은 22%로 내려앉았고, 녹색당은 16%를 유지했다.

자민당은 13%,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11%, 좌파당은 8%를 각각 차지했다.

앞서 여론조사기관 포르자가 RTL과 ntv방송의 의뢰로 지난 17∼23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사민당의 지지율은 23%로 기민·기사당 연합의 22%를 추월했다.

포르자에 따르면 사민당의 지지율이 기민·기사당 연합의 지지율을 넘어선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기민·기사당 연합이 이번에 기록한 지지율 22%는 1984년 포르자가 설립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전했다.

이어 녹색당은 18%, 자민당은 12%, AfD는 10%, 좌파당은 6%를 각각 차지했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발렌이 독일 ZDF방송의 의뢰로 지난 24∼26일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인 '정치바로미터'를 보면, 기민·기사당 연합과 사민당의 지지율은 22%로 같았다.

기민·기사당연합의 지지율은 ZDF방송이 정치바로미터 조사를 개시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한 반면, 사민당의 지지율은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녹색당은 20%, AfD는 11%, 자민당은 10%, 좌파당은 6%를 각각 기록했다.

한편 차기 총리 적합도에 있어서는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가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숄츠 후보 지지율은 49%로 가장 높았고, 아르민 라셰트 기민·기사당연합 총리후보의 지지율은 17%, 안나레나 배어복 녹색당 총리후보의 지지율은 16%를 각각 기록했다.

메르켈 총리 소속 정당 지지율 15년 만에 사민당에 밀려
정당 간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연방하원 총선 이후 각 정당 간의 연정을 통한 집권을 어떻게 할지 다양한 구상이 나오고 있다.

숄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이날 SZ와의 인터뷰에서 연방하원 총선 이후 3개 정당 간의 연정은 "협의가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2017년 진행됐던 검정(기민·기사당)·초록(녹색당)·노랑(자민당) 연정 협상 당시 자민당에 부차적인 역할만 부여했는데, 그래서는 안되는 것이었다며 라인란트팔츠주에서 이뤄지고 있는 신호등 연정을 칭찬했다.

숄츠 후보는 "연정이 가능하려면 모든 참여 정당이 함께 성공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