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미세공정 핵심 기술, 삼성이 경쟁사보다 먼저 적용"
정은승 삼성전자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사진)가 차세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미세공정의 핵심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 조기 상용화를 선언했다. 기술 우위를 기반으로 파운드리 업계 1위인 대만 TSMC를 앞지르겠다는 메시지다.

정 사장은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삼성 테크&커리어 포럼 기조연설에서 “경쟁사(TSMC)보다 GAA 기술을 먼저 개발하고 있다”며 “이 기술을 확보하면 파운드리 사업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T&C포럼은 삼성전자 DS부문이 글로벌 엔지니어를 유치를 목적으로 만든 행사다.

GAA는 파운드리업계가 준비 중인 3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의 핵심으로 꼽힌다. 반도체 내부에서 ‘전류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렌지스터 구조를 3차원(핀펫)에서 4차원(GAA)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019년 고객사에 자사 3㎚ GAA 공정설계 키트를 테스트한 결과 칩 면적이 45% 감소했고, 전력 효율은 50% 개선됐다.

GAA를 누가 먼저 상용화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TSMC도 GAA 조기 상용화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2011~2020년 전 세계 GAA 특허 중 31.4%가 TSMC에서 나왔다. 삼성전자 특허 비중은 20.6%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기술 면에선 TSMC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 사장은 핀펫 기술이 처음 적용된 14㎚ 제품을 TSMC보다 먼저 개발했다는 일화를 들며 “삼성은 2017년 파운드리 사업을 시작한 세 살배기지만 메모리반도체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술로 TSMC를 추월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행사에서 파운드리 생산기지 증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송병무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상무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충분한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현재 파운드리 라인이 완전가동에 가까워 개발에 필요한 공간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삼성전자는 단기간 집중력을 끌어올려 문제를 재빨리 해결하는 저력이 있다”며 “파운드리에서도 이런 저력이 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