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육상노조가 사측의 임금 8% 인상안을 거부하고 나서면서 HMM의 사상 첫 파업 가능성이 가시화하고 있다.

HMM 육상노조, 사측 '임금 8% 인상'안에 95% 반대…파업 가시화
19일 업계에 따르면 HMM 육상노조가 전날 밤까지 사측의 제시안에 대해 모바일로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전체 조합원의 99% 이상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이 중 95%가 반대표를 던지며 최종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사측은 채권단과의 협의를 거쳐 노조에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300%, 연말 결산 이후 장려금 200% 지급을 골자로 하는 안을 제시했다.

이는 당초 사측이 고수한 임금 5.5% 인상과 월 급여 100%의 격려금 지급에서 한발 물러난 수준이지만 노조 내부에서는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천200%를 요구하는 노조의 안과 비교하면 미흡하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육상노조는 이날 저녁 중앙노동위원회 3차 조정회의에서 사측과 마지막 조정을 하게 된다.

이날 조정까지 결렬되면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 등을 통해 파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해원노조(선원노조) 역시 전날 중노위 1차 조정에서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데 이어 20일 2차 조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로는 해원노조 역시 육상노조와 비슷한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육·해상 노조 모두 당장 파업에 들어가기보다 파업권을 확보한 뒤 사측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이지만, 사상 초유의 파업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선원법상 운항 중인 선박이나 외국 항구에 있는 선박에서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는 만큼 해원노조는 승선 계약 연장을 거부하고 하선하거나 국내 항구 복귀시 파업에 동참하는 식으로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대형 선사로의 인력 이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만약 HMM 노조가 파업에 나서게 되면 1976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된다.

최근 컨테이너 운임이 4천선을 넘는 고공행진을 하고, 수출기업들이 선복량(적재공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국내 유일한 대형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 파업에 나설 경우 수출 기업의 물류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HMM은 정부의 '수출입 물류 추가 지원 방안'의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미주 노선의 임시선박을 최소 월 2회에서 4회로 늘리는 등 현재까지 총 39척의 임시선박을 투입해 국내 기업의 수출을 지원해왔다.

HMM 육상노조, 사측 '임금 8% 인상'안에 95% 반대…파업 가시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