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영, 이재영 자매 /사진=연합뉴스
이다영, 이재영 자매 /사진=연합뉴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조혜정(68) 전 GS 칼텍스 배구감독이 학교 폭력(이하 '학폭')으로 논란을 빚은 이재영·다영 선수가 반성 후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혀 이목을 끌고 있다.

16일 조 전 감독은 연합뉴스TV 방송에 출연해 2020도쿄올림픽에서 4강 진출 성과를 낸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이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조혜정 전 GS 칼텍스 배구감독/사진=연합뉴스TV
조혜정 전 GS 칼텍스 배구감독/사진=연합뉴스TV
이날 조 전 감독은 "저의 희망이 있다면 이재영·다영 선수가 좀 더 많이 반성하고 성장하고, 성숙해져서 국가대표에 합류해 김연경, 김수지의 공백을 조금이라고 채워주면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연경, 김수지가 빠진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에 필요한 전략을 묻는 질문에 대해 "성장통은 겪어야 할 거 같다. 그 공백을 얼마나 빨리 채우냐가 우리 배구인이 할 일이다. 전력으로서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의 재계약이 최우선돼야 할 거 같다"라고 말했다. 2020 도쿄올림픽 끝으로 김연경과 김수지는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2020-2021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은 '배구 여제' 김연경과 쌍둥이 자매를 영입하면서 큰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다영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리다고 막대하면 돼, 안 돼? 그런 갑질 문화는 우리 사회에서 하루빨리 사라져야 해. 존중받을 짓을 해야 존중받고 나이만 먹었다고 다 어른 아니고"라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쌍둥이 자매와 김연경 사이에 불화설이 제기됐다. 나아가 이다영은 SNS에 "곧 터지겠지잉. 곧 터질꼬야아얌. 내가 다아아 터트릴꼬얌" "괴롭히는 사람은 재밌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라면서 계속해서 글을 게재했다.

지난 2월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졌을 때 이다영은 선배 김연경의 SNS 계정을 언팔로우 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논란이 거세지자 흥국생명은 지난 2월 25일 이다영에게 무기한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으며 끝내 팀에 복귀하지 못했다.
이다영 선수/사진=이다영 인스타그램
이다영 선수/사진=이다영 인스타그램
올해 초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폭로자 A 씨는 "10년이나 지난 일이라 잊고 살까도 생각해봤지만, 가해자가 자신이 저질렀던 행동은 생각하지 못하고 SNS에 올린 게시물을 보고, 그때의 기억이 스치면서 자신을 돌아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용기 내서 쓴다"라면서 "글을 쓰는 피해자는 총 4명이고, 이 사람들 외에 더 있다"라고 주장했다.

A 씨는 21개에 걸친 학폭 피해 사례를 서술했다. 강제로 돈을 걷고, 피해자와 그들의 가족들까지 욕하는 것은 물론, 새로 산 물건을 "빌려달라"고 강요하거나 물리적인 폭행을 가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A 씨는 "가해자가 같은 방을 쓰던 피해자에게 무언가를 시켰는데 이를 거절하니 칼을 가져와 협박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더럽다, 냄새난다며 옆에 오지 말라고 했으며 매일 본인들 마음에 안 들면 항상 욕하고 부모님을 '니네 X미, X비'라 칭하며 욕했다", "운동 끝나면 가해자들의 보호대나 렌즈통 등을 피해자들이 챙겨야 했는데 까먹기라도 하면 '지금 찾을 건데 안 나오면 X진다. XXX아'라고 했다" 등의 구체적인 사례를 나열했다.

쌍둥이 자매는 중학교 선수 시절 동료에게 범한 학교폭력 전력이 드러나자 개인 SNS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최근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나아가 쌍둥이 자매는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폭로자들을 상대로 형사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폭 피해를 주장하는 폭로자들은 지난 6월 말에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