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집단 구타 사망 사건 직후 방영 논란 키워
스페인서 '호모포비아' 뭇매 초코바 스니커즈 광고 중단
유명 초코바 회사인 스니커즈가 스페인에서 성(性)소수자(LGBT)를 차별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냈다가 비난 여론에 광고를 중단했다고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20초 분량의 이 광고는 스페인 인플루언서 알레스 기바자가 '섹시 오렌지 주스'를 주문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성소수자인 기바자가 주문을 마치자 웨이터는 스니커즈 아이스크림바를 건네주고, 이를 한 입 베어 문 기바자가 굵은 목소리의 수염을 기른 남자로 변신한다.

이 광고를 놓고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 논란이 인 것은 광고 마지막에 '배고플 때 당신은 제정신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나오기 때문이다.

스니커즈 광고가 이번 주 온라인에 유포되자 일부 소비자는 불매운동까지 벌이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LGBT 국가연합은 트위터를 통해 "고정관념을 영구화하고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기업들이 있는 것은 부끄럽고 불행한 일"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레네 몬테로 스페인 양성평등부 장관도 힘을 보탰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동성애 혐오를 사업 전략으로 사용하는 것을 누가 좋은 생각이라고 여기는지 궁금하다"며 "우리 사회는 다양하고 관대하다, 광고나 TV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을 결정할 힘을 가진 사람들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번 논란은 스페인에서 성소수자인 사무엘 루이스(24)가 집단 구타를 당해 숨진 지 한 달 만에 발생해 더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사무엘 루이스의 사망 사건은 전국적인 시위를 촉발했다.

스니커즈 측은 즉시 광고를 철회할 것이라며 사과했다.

스니커즈 스페인은 온라인 성명에서 "광고를 통해 우리는 배고픔이 당신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친근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전달하고 싶었다"며 "그 어떤 사람이나 집단에 오명을 씌우거나 불쾌하게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