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와 관련해 역대 최대 규모(3조8500억원)의 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달 초 구속된 암호화폐거래소 운영사 브이글로벌 임직원이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검찰청 형사5부는 지난달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브이글로벌 대표 이모씨 등 임직원 4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거래소에 최소 600만원을 넣고 계좌를 개설하면 단기간에 투자금의 세 배인 1800만원을 되돌려준다” “새 회원을 데려오면 추가 수당을 준다”는 등의 수법으로 투자자를 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다단계 피라미드식’으로 회원을 끌어모은 뒤 이 돈을 일명 돌려막기 방식으로 투자자에게 건넸다. 그러다 일부 투자자가 약속한 수당과 환급을 받지 못하면서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피해자는 6만9000여 명이다. 브이글로벌 임직원은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전국 각지에서 설명회를 열고 투자자를 모은 것으로 조사됐다. 총 피해액은 3조8500억원이다. 2017년부터 올해 4월까지 발생한 전체 암호화폐 범죄 피해액(1조7083억원)의 두 배를 넘는다. 피해액 중 이들이 계좌 개설 등의 명목으로 받은 원화는 약 2조6000억원이고, 나머지는 이들이 발행한 암호화폐인 ‘브이캐시’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가 계속되고 있어 재판 과정에서 범죄로 인정되는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