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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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합당 논의가 제자리 걸음인 가운데 안철수 대표의 독자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합당을 두고 압박을 지속하면서 국민의당 내부에서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3일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애초 합당을 추진할 당시 열린 플랫폼을 통해 안 대표의 역할을 제도화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며 "그렇다면 야권의 외연 확장을 위해 안철수의 역할이 다시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것이 제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으로선 안 대표가 대권후보로 출마해서 (플랫폼으로 대체하려고 했던) 그런 역할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며 당내에서 논의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당헌 개정을 통해서라도 안 대표가 출마해야 된다는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안 대표가 국민의당에서 대선에 나서기 위해선 당헌 개정이 필요하다. 국민의당 당헌 제 75조는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안철수 독자 대선 출마에 목소리를 보탰다. 이 사무총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많은 분이 다 (안 대표가) 대선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체 야권 대통합의 과정에서 나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는 의견을 다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안철수 독자 대선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국민의당이 합당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추후 야권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으로 중도층을 흡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 안 대표 영입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며 "안 대표도 현재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므로 당장 합당보다는 나중에 야권 후보 단일화를 하는 방식이 훨씬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은 반복적으로 국민이 알아들을 수 없는 용어로 시간을 끌려고 한다"며 "(안 대표는) 만나는 것에 대해서 예스(Yes)냐 노(No)냐 답하시면 된다"고 밝히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앞서 이 대표는 자신이 휴가를 떠나는 오는 9일을 합당 협상의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