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도시' 전주 음식점 절반 가까이 중국산 김치 사용

중식, 양식, 한식 순으로 비중 커…"비용부담 탓에 불가피"

전북 전주 지역 음식점 상당수가 중국산 김치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월부터 한국외식업중앙회 협조를 받아 시내 음식점 1천976곳을 대상으로 매장에서 쓰는 김치 원산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836곳(42.3%)은 중국산을, 나머지 1천140곳(57.7%)은 국산 김치를 식탁에 내놓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산지 비율은 취급 메뉴에 따라 상이했다.

한식 음식점은 72.4%가 국산 김치를 사용했지만, 양식은 38.4%, 중식은 10.3%로 그 차이가 컸다.

조사에 응한 일부 음식점은 상대적으로 비싼 국산 김치를 쓰는 게 부담스럽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주는 "인건비와 임대료가 치솟는 상황에서 기존 가격으로 음식을 내놓으려면 국산만 고집하기는 어렵다"며 "비용부담 탓에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털어놨다.

'맛과 멋의 도시'로 이름나 많은 관광객이 전통음식을 맛보기 위해 전주를 찾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전주시는 외식 업소의 국산 김치 사용을 권장하기 위해 대한민국김치협회와 함께 원산지 자율 표시제를 운용하기로 했다.

국산 김치를 100% 사용하는 업소에 대해서는 현장 심사 등을 거쳐 인증 마크를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급식에 국산 김치를 사용하도록 교육 당국에 협조를 요청하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김치 체험 기회도 늘리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매장마다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식자재 원산지를 강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국산 김치 자율 표시제 인증 확산으로 소비자 알 권리를 높이고 수입산 김치의 원산지 둔갑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