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백신이나 변이 대응 새제품이냐' 이스라엘, 3차접종 고민
백신 접종 후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 사례가 수천 건 보고된 이스라엘에서 당국자들이 대국민 3차 접종(부스터 샷)용 백신 종류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보건부 산하 공중보건 책임자인 샤론 알로이-프레이스 박사는 전날 채널12 방송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으로 대국민 3차 접종을 진행할지 아니면 델타 변이 대응을 위해 개발 중인 백신을 기다릴지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알로이-프레이스 박사는 "당장 (기존 백신으로) 3차 접종을 진행할지 아니면 델타 변이 대응용 새 제품을 기다릴지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델타 변이를 막기 위한 백신 부스터 샷을 개발 중이며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아 이르면 8월 중 델타 변이를 겨냥한 제품의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발언은 델타 변이 확산 후 화이자 백신의 예방 효능이 떨어진다는 데이터가 발표되고, 이스라엘 보건부 산하 백신위원회가 당장 고령층 대상 3차 접종을 권고하지 않기로 한 가운데 나왔다.

한 백신위원회 위원은 공영방송 칸(Kan)과 인터뷰에서 "기존 백신의 예방 효능이 떨어지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에 특화한 부스터 샷 개발을 기다리는 게 낫다"며 "최종 결정은 보건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 보건부는 최근 화이자 백신의 코로나19 감염 예방 효능이 39%로 떨어졌지만, 중증 예방 효능은 91%, 입원 치료 예방 효능은 88%로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당시 보건부는 지난 한 달간 진행한 코로나19 검사 115만2천914건 중에서, 백신 2회 접종을 마친 감염 사례가 5천770건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화이자 백신을 들여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대국민 접종을 진행했다.

이런 '백신 속도전'의 성과로 감염 확산이 통제되자 이스라엘은 지난달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포함한 모든 방역 조치를 해제했다.

그러나 방역 조치를 푼 상태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한 자릿수까지 줄었던 하루 신규확진자 수가 최근 1천400명대까지 치솟았다.

다만, 중증 감염 및 사망자 수는 이전 코로나19 확산 당시보다 훨씬 드물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보건 당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등 일부 방역 조치만 복원한 상태에서, 면역력이 떨어진 일부 고령층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3차 접종을 진행했다.

면역력 저하 고령층의 3차 접종에는 기존 백신이 사용됐다.

한편, 이스라엘 보건부는 돌파 감염자 대부분은 공공장소를 포함해 타인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조사 결과 돌파 감염자의 80%는 콘서트장, 식당, 체육관, 이벤트홀 등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았다.

자신 외에 1명의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경우는 전체 돌파 감염자의 10%, 2명 이상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경우는 3%인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7%는 감염 후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는지 불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