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가까이도 멀리도 볼 줄 알아야 성공한다
데이비드 코트가 2002년 미국 대기업 하니웰의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했을 당시 회사는 속으로 곪아가고 있었다. 임직원들은 미래 전략에 대한 고민 없이 단기 성과를 내는 데만 급급했다. 재무 상태와 회계 관행 등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코트는 CEO 취임 직후 회사 경영 전반을 조사하고 나서 느꼈던 감정을 이렇게 회고한다. “놀랐고, 화가 났고, 역겨웠고….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하지만 이후 하니웰은 코트의 지휘 아래 우주·항공, 자동제어, 특수화학 등 다양한 산업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대기업으로 변모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 그가 회사를 떠날 때 하니웰의 시가총액은 1200억달러로, 취임 전 200억달러에 비해 여섯 배로 뛰었다. 그의 재임 기간에 회사의 주식 수익률은 800%에 육박했다. S&P500 평균 수익률의 2.5배다.

《항상 이기는 조직》은 코트가 이렇게 탁월한 성과를 이룩한 비결을 직접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 비결로 ‘단기 성과와 장기 성과의 양립’을 꼽는다. 코트가 하니웰의 CEO로 취임할 때만 해도 주주들과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그를 탐탁지 않아 했다. 비현실적으로 설정된 경영 목표를 코트가 현실에 맞게 하향 조정하고 조직 혁신을 단행하자 비난은 거세졌다.

“장기적인 성장을 꾀하려면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단기적인 성과부터 보여줘야 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투자와 단기 성과를 동시에 추구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리더는 둘을 양립시킬 수 있고 또 반드시 그래야 한다. 그러려면 당신의 조직원들이 기존 한계를 넘어서도록 밀어붙여야 한다.”

책은 조직의 관성을 부수고 임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데서부터 시작해 미래에 투자하고 위기에 대비하는 데까지 필요한 10가지 행동원칙을 제시한다. ‘게으른 사고방식을 몰아낸다’ ‘후임 리더와 함께하라’ 등 원칙만 보면 식상하지만, 저자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든 설명 덕분에 몰입해 읽을 수 있다. 회사원부터 CEO까지 성장을 위한 전략과 동기 부여가 필요한 이들이 두루 읽어볼 만한 책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