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백악관과 의회를 향한 새로운 형태의 로비에 착수했다. 미국 내 디지털 뉴스 플랫폼에 오일머니를 투자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CNBC는 8일(현지시간) "사우디가 새로운 로비의 일환으로 미국 뉴스플랫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뉴스플랫폼의 스튜디오는 미 워싱턴DC에 세워질 예정이다. 폭스뉴스, 알자지라, NBC 등에서 근무한 경력있는 언론인들이 대거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주체는 사우디기술개발투자회사(타크니아·Taqnia)다. CNBC는 "사우디의 미국 언론사 투자는 사우디 왕정을 비판한 반체제 비평가로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로 활약한 자말 카슈끄지가 사살된지 약 3년만"이라고 짚었다.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사진)가 자말 카슈끄지 피살 작전에 관여돼 있다고 발표했다.

타크니아는 총 4000억달러(약 459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사우디 국부펀드 PIF가 소유하고 있는 투자회사다. 사우디 정보부의 감독과 재정지원을 받고 있으며, 사우디 왕가가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CNBC는 "사우디 주도의 미국 뉴스 벤처사업이 곧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