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수직적 계층구조와 수평적 관계
조직생활에서 가장 필요하면서도 때로는 불편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 수직적 계층구조 하에서 상사와 부하 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이 아닐까? 코칭 대화를 하면서 A임원은 “상사와 만나면 늘 긴장감이 생기는 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요?” B임원은 “상사와 부하 간 수평적 관계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라고 물었다.

요즘 팀제로 Flat화를 추구하지만, 조직에서는 염연히 계층구조가 존재한다. 그러나 상사와 부하가 수평적 관계일 때에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수평적 관계가 되려면 조직 내에서 최소한 두 가지가 지켜져야 한다. 하나는 상사가 지시할 때 “이건을 왜 해야 하는지요?” 등을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는 상사의 지시에 No라고 말하거나 “저는 이 사안에 대해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라고 수정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여러분이 우연한 기회에 엘리베이터 등에서 CEO 등 상사를 만났다면 어떤 이야기를 나누나요? 대개 상사가 묻는 말에 답변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평소에 조직의 과제와 이슈에 대해 잘 파악하고, 이에 대한 솔루션을 미리 생각해 놓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CEO를 포함한 상사와 진정한 수평적 관계로 시너지를 높이려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비교적 가볍게 건강과 취미부터 회사에 주요 정책에 대한 의견까지 다양하게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먼저 다음과 같은 질문도 해 보면 어떨까? 물론 상사의 성격과 행동 특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장님은 이 자리에 올라오면서 무엇을 고민하고 어떻게 전략적으로 대처하셨는지요?
▪상무님으로 승진하셨을 때 초심은 무엇이셨는지요?
▪본부장님만의 차별성을 나타내는 강점은 무엇이신지요?
▪팀장님은 스트레스 내성이 강하신데 어떤 비결이 있으신지요?
▪저에게 조직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여기서 자신이 긴장감을 갖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업무에 있어서 늘 상사의 관점에서 과제와 이슈를 점검하고, 상사의 핵심 예상 질문을 2-3개를 생각해 놓으면 편안해 질 수 있다. 만약 본인이 준비한 예상 질문을 상사가 하지 않을 때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도 되는지 묻고 진행할 수 도 있다. 또한 평소 개인적인 친밀감을 유지할 수 있는 주제를 만들어 놓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한편 리더로서 소속 구성원에게도 자연스럽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만약 여러분이 임원이 되었다면 현재 이슈가 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요?▪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어떤 아이디어가 있는지요? ▪지금의 우리 조직에 도전적인 상황은 무엇인지요?▪상사로서 내가 어떤 자율성을 주면 좋을까요?▪이번 기회 당신이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요? ▪내가 여러분을 어떻게 도와주면 좋겠는지요? 이와 같은 질문도 조직 구성원의 역량과 의욕 등 개인의 성숙도를 고려하여 질문을 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대화를 한 다음 조직 구성원들이 얼마나 변하고 어떻게 실천하느냐 이다. 피터 드러커 소사이어티 공동대표인 장영철 교수가 인용한 피터 드러커의 이야기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나와 멋진 미팅을 가졌다고 말하지 마세요. 돌아가서 다음 주 월요일 지금과는 다른 무엇인가를 당신이 할 것을 나에게 말해 주십시오.”(Don't tell me you had a wonderful meeting with me. Tell me you're going to do on Monday that's different)

물론 모든 리더들이 상사와 부하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이미 좋은 관계를 맺고 있더라도 조직과 개인을 위해 더 나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좋겠다.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늘 새롭게 다가가면 보다 큰 보람을 낳을 것이다. 그리고 상사와 부하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낀다면 우선 그들의 강점과 관심사항을 중심으로 질문을 통한 대화로 시작해 보자

조직은 불가피하게 상하 간 수직적이라도 리더는 조직의 목표달성과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한 <수평적 관계 만들기>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이 때 서로 존중하며, 질문하고 경청하고 인정의 피드백을 하는 코칭 리더십이 필요하다. 특히 좋은 질문은 자신을 포함해 누구에게나 소중한 성찰의 시간을 준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실천하는 게 좋다.

<한경닷컴 The Lifeist> 김영헌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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