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사이다' 딱지까지…이재명 '방어모드'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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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주자로서 추격자들의 협공이 날로 거세지는 상황에서다.
이 지사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특유의 거침없는 돌직구 발언이 사라졌고, 이를 두고 다른 편에선 '김빠진 사이다'라는 딱지까지 붙이며 몰아세우고 있다.
경쟁자들과의 대립각을 피해 경선 이후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한편 상황관리 차원에서 '부자 몸조심' 모드를 이어가야 하는 측면과 그의 대중적 인기를 떠받쳤던 '사이다 이미지'를 퇴색시키지 않는 것 사이에서 고민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4년 사이 추격자에서 선두주자로 바뀐 그의 입지 변화를 반영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7일 새벽까지 진행된 민주당 예비경선 3차 TV토론서 박용진 의원은 이 지사를 두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링에 안 올라오고 라커룸에서 기합소리만 요란하고, 이 후보는 이전에는 그렇게 자신감이 넘쳤는데 '부자 몸조심'을 하시는지 '김빠진 사이다'가 아니냐는 우려가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 같은 경우 몸만 풀다 쓰러지지 않을까 하고 이재명 후보는 몸 사리다 주저앉는 거 아닌가 걱정이 든다"고 비꼬았다.
실제 이 지사는 세 차례의 TV토론을 거치며 기본소득 정책과 경기도 '계곡 정비' 성과, '여배우 스캔들' 등에 대한 후발 주자들의 매서운 협공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상대의 약점을 역공하며 전세를 뒤집는 기존 태도 대신 "마녀사냥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경쟁의 한 부분으로 수용해야 한다", "잘 견뎌내고 원팀이 깨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방어적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2017년 경선 때는 추격하는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선두주자로서 입장이 다르다.
공격을 받는 것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과정에서 안정감과 포용력, 신뢰감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캠프의 한 의원도 "지금은 이 지사가 에너지를 응축하는 단계로, 본선에서 '원팀'을 이뤄야 할 당내 후보들과 맞붙을 필요는 없다"며 "여야 양자구도가 되는 단계에서 이 지사가 다시금 강력한 추진력 있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경기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친문 진영과 극심한 네거티브 공방을 벌이며 상처를 남긴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주변에 반복해 밝혔다고 한다.
이런 차원에서 후발 주자들의 공세와 신경전에 휘말릴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캠프 내에서도 '본선 경쟁력'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을 정도의 반격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이 지사가 3차 토론회에서 4·7 재보궐 패인과 관련해 당헌을 고쳐 무공천 원칙을 번복한 당시 당 대표였던 이낙연 전 대표의 책임론을 우회 제기하는가 하면, 끈질기게 기본소득 정책을 비판하는 박용진 의원을 향해서도 "상대의 주장을 왜곡한 뒤에 공격하는 것은 자중해달라"고 지적한 것도 이러한 흐름에서 나온 것이다.
당 관계자는 "지지율 1위인 이 지사가 예비경선 단계에서 힘을 빼지 않는 전략일 수도 있다"며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앞으로 여러 변수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