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사상 첫 바둑 선수권전 5연패 도전
‘바둑 여제’ 최정 9단(25·사진)이 사상 첫 선수권전 5연패에 나선다. 6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개막하는 제26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이 그 무대다. 국내 여자 기전 중 가장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 대회는 국내 1위 닭고기 생산업체 하림이 후원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다.

2017년 열린 제22기 대회부터 정상을 지켜온 최정은 지난해 11월 열린 이 대회 전기 결승에서 김혜민 9단(35)을 종합전적 2-0으로 꺾고 4연패를 달성했다. 선수권전 4연패는 ‘바둑의 신’으로 불린 이창호 9단(1996~1999년, 천원전)만이 달성한 대기록이다.

5연패를 하면 남녀 바둑을 통틀어 최초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 대회 최다 우승 신기록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선다. 최다승 기록은 루이나이웨이 9단(58·중국)이 보유한 8승이다. 최정이 우승하면 윤영선 5단(4승)을 제치고 이 부문 단독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타이틀 보유자가 결승에서 도전자를 기다리는 도전기와 달리 선수권전에선 ‘디펜딩 챔피언’도 본선 토너먼트부터 출전한다. 좀처럼 연승이 쉽지 않은 배경이다. 하지만 여전히 남자 기사와 대등하게 겨루는 최정의 기력(棋力)에 전문가들은 그의 5연패를 낙관하고 있다. 최정은 92개월 연속 국내 여자바둑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남녀를 모두 포함한 7월 전체 랭킹에선 31위를 기록했다. 최정은 “최초의 기록에 도전할 기회를 얻어 매우 영광”이라며 “쉽지 않게 오는 기회인 만큼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끝까지 가보겠다”고 밝혔다.

제26기 하림배 프로여자국수전은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초까지 약 5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씩이다. 예선전에서 한국기원 소속 여자프로기사와 아마추어 등 44명이 12장의 본선 티켓을 놓고 실력을 겨룬 뒤 전기 시드 4명(최정·김혜민·오유진 7단·송혜령 3단)과 함께 본선 16강 토너먼트를 치른다. 결승은 3번기로, 11월 초로 예정돼 있다. 우승 상금은 2000만원으로 전기보다 500만원 올랐다. 준우승 상금은 300만원 늘어난 1000만원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