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900대 받아 15억원 '소액결제'
검찰에 따르면 대포폰 매입조직 총책 A씨(24) 등 조직원 10명은 대출상담책, 고객정보수집책, 대포폰매입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A씨는 프로 격투기 선수 출신이다. 이들은 '급전 대출', '무직자 대출' 등으로 인터넷에 광고글을 올렸다. 휴대폰을 개통해 전달해주면 대출을 해줄 것처럼 속여, 지난해 11월부터 3월 사이 피해자 약 440명으로부터 8억원 상당의 휴대폰 약 900대와 유심 약 1200개를 받았다. 그러나 실제 대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은 "피해자 명의로 개통된 휴대폰 요금과 소액결제액은 피해자들이 부담하지 않아도 되고, 휴대폰 회선은 알아서 해지해주겠다"고 속인 후 15억원 상당의 물품, 게임아이템 등을 결제했다. 유심별로 최대한도까지 소액결제를 했다는 게 검찰 측 설명이다. 남은 휴대폰 단말기는 대포폰 유통업자에 판매했다.
A씨는 대출상담책 5명, 고객정보수집책 2명, 대포폰매입책 15명으로 구성된 대포폰 매입조직을 만들고, 조직원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했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휴대폰 소액결제로 취득한 상품의 현금화를 도운 B씨, A씨의 부탁으로 범행에 이용된 업무용 컴퓨터를 숨겨 주고 도피를 도운 C씨도 증거인멸과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과 경찰은 6차례에 걸친 보완수사요구, 검경 수사실무자 회의 등을 통해 긴밀하게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대포폰 매입조직 관련 추가 단서를 경찰에 제공했고, 경찰은 신속하게 조직원을 추적·검거했다"며 "수사권 조정 이후 새로운 법령에 따른 검·경 협력수사의 모범적 사례"라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