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지역과 충북지역민의 철도 숙원사업이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0년간 지지부진했던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 내륙철도’가 추진되고 청주 도심을 통과하는 광역철도 사업도 추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국토교통부는 29일 확정 발표한 제4차 국가철도망(2021~2030년) 구축계획에 ‘광주~대구 사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 반영했다. 광주 송정~서대구 간 199㎞를 단선 전철로 잇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약 4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사업은 국토부가 지난 4월 발표한 초안에선 ‘추가 검토 사업’으로 선정됐다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번에 확정됐다. 추가 검토 사업은 장래 여건 변화에 따라 추진 검토가 필요한 사업을 말한다.

달빛내륙철도는 영호남 교류와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사업 필요성이 강조돼왔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 사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비용 대비 편익(BC)이 0.483에 그치는 등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그동안 번번이 철도망 계획에 반영되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이 수치가 1을 넘어야 이익이 난다. 이우제 철도정책과장은 “광주~대구 사업은 6개 광역시·도를 경유해 지역 균형발전 및 지역 거점 간 연결성 강화 효과가 크다”며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횡축 철도망을 확대하는 등 정책 필요성을 고려해 사업에 추가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충청권광역철도(대전~세종~오송~청주공항)의 청주 도심 통과 노선도 사실상 유력해졌다는 평가다. 국토부는 ‘오송~청주공항’ 간 노선계획에 대해 기존 충북선을 활용하는 안, 청주 도심 통과 노선을 신설하는 안 등 두 가지 중 교통 수요와 경제성 등을 비교·분석해 타당성이 높은 노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4월 초안에선 기존 충북선을 활용하는 것으로 반영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정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이뤄진 타당성 용역에서 청주 도심 통과 노선 경제성이(0.87) 충북선 활용 안(0.49)보다 높게 나왔다”며 “사실상 도심 통과 안으로 추진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초안에 포함됐던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복선 전철 50㎞ 구간, 부산신항선~부전마산선을 연결하는 단선 전철 6.5㎞ 구간도 확정 반영됐다.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경남 김해 진영에서 울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기존 135분에서 37분으로, 부산에서 울산은 72분에서 60분으로 줄어든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 대도시 지점 간 이동시간이 줄어들면서 광역권 출퇴근이 이전보다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