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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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칼이 휴비스와 손잡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화학적 재활용’을 통한 폴리에스테르 원사 생산에 나선다고 28일 발표했다.

화학적 재활용은 버려진 페트병과 의류 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석유화학 원료 상태로 만드는 고분자 플라스틱 기술이다. 페트병 등을 세척해서 잘게 자른 뒤 녹여 원사를 뽑아내는 기존의 ‘물리적 재활용’ 방식에 비해 품질을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두 회사는 고품질의 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전용 원사 브랜드인 ‘에코에버 CR’(사진)을 이날 출시했다. SK케미칼이 화학적 재활용 페트(CR PET)를 휴비스에 공급하면, 휴비스가 이를 원료로 에코에버 CR을 생산하게 된다. 에코에버 CR은 아웃도어 브랜드 등의 친환경 의류 형태로 최종 소비자에게 팔릴 예정이다. 휴비스는 기존 물리적 재활용 원사 브랜드 ‘에코에버’에 화학적 재활용 원사 브랜드 에코에버 CR까지 추가하게 됐다.

SK케미칼은 앞서 지난 5월 화학적으로 페트를 분해하는 기술 및 설비를 보유한 중국업체인 수예 지분 10%를 230억원에 취득했다. 또 화학적 재활용 원료 2만t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도 확보했다. 에코에버 CR은 수예가 공급한 원료를 사용해 생산된다. 수예는 중국에서 군복, 교복 등 100% 폴리에스테르로 구성된 의류와 버려진 페트병으로 원료를 생산한다.

휴비스가 생산한 에코에버 CR은 기존 폴리에스테르 원사나 물리적 재활용 원사에 비해 가격이 다소 비싸다. 하지만 최근 친환경 소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나이키 아디다스 H&M 노스페이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친환경 소재 제품을 늘리면서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도 긍정적이다. 이들 브랜드는 재활용 소재 제품을 단순 판매하는 데서 더 나아가 버려진 제품을 수거해 다시 소재로 활용하는 밸류체인 구축까지 나서며 시장을 키우고 있다.

SK케미칼은 화장품 케이스에도 화학적 재활용 원료를 사용한다. ‘에코트리아 CR’이란 브랜드로 올 3분기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친환경 소재 케이스 비중을 늘리고 있는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의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025년까지 재활용 소재 화장품 케이스 비중을 50%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화학적 재활용은 기존 석유화학에서 얻어진 순수 원료와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다”며 “앞으로는 물리적 재활용보다 화학적 재활용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