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2021은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선수들의 치열한 우승 경쟁 못지않게 이색 후원사가 눈길을 끌었다.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임진희(23·코리아드라이브)를 비롯해 김새로미(23·대열보일러), 이기쁨(27·참좋은여행) 등 아직 팬들에게 이름조차 낯선 신예들의 거침없는 돌풍은 후원사의 이름을 팬들의 뇌리에 각인시키는 기회가 됐다.

‘앞뒤가 똑같은 전화번호 1577-1577’로 유명한 대리운전 서비스 회사 코리아드라이브는 소속 선수인 임진희의 막판 역전 우승으로 브랜드 홍보 효과를 제대로 누렸다.

3라운드 중간합계 4언더파 공동 13위로 27일 최종 4라운드에 나선 임진희는 이날 하루에만 6타(버디 7개·보기 1개)를 줄이며 경기 종반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4라운드 내내 이어진 임진희의 거침없는 활약으로 코리아드라이브의 브랜드인 1577-1577 대리운전 전화번호는 내내 TV 중계방송을 탔다.

코리아드라이브는 2020년 정규투어 데뷔 4년차 중고 신인이던 임진희와 후원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현재 임진희와 양호정(28), 홍주연(26), 박시우(26), 차민정(27) 등 5명의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산업용 보일러 회사 대열보일러도 소속 선수인 김새로미의 깜짝 돌풍으로 팬들에게 회사 이름을 각인시켰다. 이 회사는 올해 선수 후원을 시작한 새내기 후원사다. 김새로미와 그의 쌍둥이 언니 김아로미 등 두 명이 회사 소속 선수다.
김새로미
김새로미
대열보일러 소속 김새로미는 전날 3라운드 11번홀(파3) 홀인원에 이어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벌였다.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3위로 최종 4라운드에 나선 김새로미는 이날 2타(버디 3개·보기 1개)를 줄이며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아쉽게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놓쳤지만 3, 4라운드에서 그가 펼친 활약은 후원사에 예상치 못한 홍보 효과를 안겨줬다.

KLPGA투어 선수 후원사로 등록된 46개 중 유일한 여행사인 참좋은여행도 소속 선수인 이기쁨의 분전 덕분에 적잖은 홍보 효과를 누렸다. 3라운드까지 4언더파 공동 13위를 기록한 이기쁨은 마지막 4라운드에서 4오버파로 무너져 공동 49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기쁨
이기쁨
이기쁨은 “지인의 소개로 참좋은여행과 인연을 맺은 게 어느덧 7년이 됐다”며 “같이 투어를 뛰는 선수들도 여행사가 후원사라는 사실에 신기해하곤 한다”고 말했다.

참좋은여행은 이기쁨이 2018년 컨디션 난조로 2부 투어로 내려갔을 때 끝까지 재기할 수 있도록 후원을 유지하며 선수와의 의리를 지키기도 했다.

포천힐스CC=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