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장인은 집요했다…"공급업자 60명 만나 재료 일일이 확인"
“첫째, 내 몸보다 손님부터 배려하라. 둘째, 끝없이 연구하라.”

서울 문래동에 자리잡은 ‘갈빗’(사진)의 김희경 사장(63)에게 창업 조언을 묻자 곧바로 ‘연구’라는 말이 돌아왔다. 약 25년간 요식업에 몸담아온 김 사장은 2017년 ‘갈빗’을 차렸다. 4년 만에 월매출 5000만원을 올리는 문래동 대표 가게로 성장했다. 비결은 ‘장인정신’에 가까운 김 사장의 탐구열에 있었다. 질 좋은 재료를 얻기 위해 거래처 60곳을 만나는 남다른 열정과 탐구는 ‘갈빗’ 앞 긴 대기줄로 이어졌다.

김 사장에게 고기의 등급은 기본이다. ‘1++’를 고집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숙성’이다. 소고기는 갓 잡은 고기보다 숙성된 고기가 맛있다는 게 김 사장의 지론이다. 그는 “고기가 가장 맛있게 숙성되는 온도와 시간이 있다”며 “0~2도 사이에서 45일 정도 숙성시킨 고기의 육질이 최고”라며 노하우를 공개했다.

고기를 써는 방법도 중요하다. 부위마다 결이 달라 일괄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최대한 육질을 살리면서 썰어야 한다는 것이다. ‘갈빗’에서 손님이 가위로 고기를 자르게 하지 않고 직접 썰어서 내는 이유다.

맛있는 고기의 ‘전제 조건’은 믿을 수 있는 공급처다. 김 사장은 현재의 마장동 공급처와 계약하기까지 60명 이상의 공급업자를 만나 대화하고, 고기를 눈으로 확인했다. 최종 계약까지 했는데 막상 고기를 받아 보니 기름(마블링)이 너무 많아 전부 돌려보낸 적도 있다고 한다. 지금의 공급업자는 꼬박 1년을 찾아다닌 끝에 찾아냈다. 이 업체는 ‘갈빗’에 매일 똑같은 부위만 공급하지 않는다. 그날 가장 좋은 부위의 고기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갈빗’ 모듬 메뉴에 나오는 부위가 매일 달라지는 이유다.

박한신 기자/강민우 인턴기자 p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