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씨는 18일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것도 고양이 밥 주는 일 못지않게 의미가 있겠다 싶어 장학금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송씨가 동국대 길고양이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19년 4월께부터다.
4∼5년 전부터 남산에서 길고양이들을 돌보다가 캠퍼스 안에 있는 길고양이들 밥도 챙겨주기 시작했다.
지금은 동국대 길고양이 동아리 '동냥꽁냥'과도 협력하고 있다.
처음엔 개체 수 증가 우려로 학교 관계자들과 학생들의 반발도 있었으나, 송씨가 중성화(TNR) 수술까지 지원하자 다소 수그러들었다.
'동냥꽁냥' 회장 류승현(24)씨는 "수술 비용은 송 선생님이 내주고, 포획과 방사 등 일련의 과정은 동냥꽁냥이 맡는다"고 했다.
남산 일대와 동국대 안까지 송씨가 직접 돌보는 고양이는 40∼50마리에 이른다.
직업이 마취과 의사인 송씨는 월급의 절반 정도를 길고양이들에게 쓴다.
그는 길고양이 밥 주는 일을 놓고 "단순히 고양이가 좋아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고양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인간이 동물에게 하는 게 너무 야만스러웠기 때문"이라며 "인간이 동물을 학대하는 게 정말 미안한데 제가 해줄 수 있는 건 고양이들 밥 주는 일밖에 없었다"고 했다.
"10년, 20년 밥을 주다 보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돈을 써가며 밥을 주냐'고 물어보게 될 테고, 그때가 되면 '동물이 죽을 땐 죽더라도 그렇게 대하면 안 된다'는 얘길 하고 싶었죠. 어릴 땐 동물권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지금이라도 알리다 보면 세상이 조금씩 바뀌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