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탈북자 출신 인권운동가가 미국 명문대학의 교육방식과 분위기에 대해 "반미주의와 젠더 이슈를 강요한다"며 "미국의 미래가 북한처럼 암담하다"고 비판했다.

탈북자 출신 박연미씨(27)가 14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나는 사고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과 에너지, 이런 행운을 지불하게 되는 것이라고 기대했었지만, 미국 대학에서는 학생들에게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생각하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7년 북한을 탈출한 그는 현재 미 명문대 그룹인 아이비리그의 컬럼비아대에 재학 중이다.

박씨는 "정말이지 이건 미친 수준(insane)"이라면서 "나는 미국은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북한에서 본 것과 너무 비슷한 점들이 많아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비슷한 점들의 예로 미 명문대에 팽배한 반(反)서구주의 정서, 집단적 죄의식, 숨막힐 것 같은 정치적 올바름(PC) 분위기를 들었다.

폭스뉴스는 "그가 아이비리그 학교에서의 모든 강의들이 반미선전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유년시절을 보낸 북한에서의 기억이 떠올라 결국 박씨의 감정이 더 악화됐다"고 보도했다. 박 씨는 일례로 "'아메리칸 바스타드(미국놈)'란 표현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쓰이는 단어"라면서 "미국놈 네 명이 있는데 네가 두 명을 쏴죽이면 미국놈이 몇 명 남았냐는 게 북한의 수학문제였다"고 전했다.

또 젠더 이슈와 관한 언어 사용에 있어서도 강요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내게 영어는 제3외국어라 아직도 말할 때 그(he)나 그녀(she)를 헷갈리곤 한다"면서 "그런데 이제 대학교에서는 (성차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그들(they)이라고 통칭할 것을 내게 강요하려 든다"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도 이 정도로 미치지는 않았다"면서 "미국 명문대학이 학생들의 비판적인 사고능력을 퇴화시킨다"고 비난했다. 특히 "문명사회의 퇴보처럼 느껴진다"고도 했다. 이어 "미국사회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고민해봤다. 이제 법치주의도, 도덕도 없는 완전한 카오스 상태"라면서 "모든 걸 파괴하고 미국을 공산주의 천국으로 재건하는 걸 (명문대학들이) 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는 13살이었던 2007년 어머니와 함께 압록강을 넘어 북한을 탈출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인신매매범에게 붙잡혔다가 기독교 선교사의 도움으로 몽골로 탈출했고, 이후 고비사막을 지나 한국 땅을 밟았다.

그는 한국에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에 다니다가 2014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같은 해에는 회고록 '내가 본 것을 당신이 알게 됐으면'을 출간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014년 영국 BBC 방송에서 '세계 100대 여성'으로 선정됐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