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준석 ‘어색’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 나선 나경원(왼쪽)·이준석 후보가 8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합동토론회 참석을 준비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나경원·이준석 ‘어색’ 국민의힘 대표 경선에 나선 나경원(왼쪽)·이준석 후보가 8일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합동토론회 참석을 준비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연일 날 선 공방을 주고받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8일 TV 토론에서 ‘윤석열 영입’과 ‘막말 논란’을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나 후보가 지속적으로 당대표로서의 ‘이준석 리스크’를 제기하자, 이 후보는 “막연한 네거티브는 비열하다”고 맞받아쳤다.

나 후보는 이날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주최 TV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건과 관련해 ‘형사적 문제가 되면 덮을 수는 없다’고 발언했다”며 “제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을 적극적으로 보호한다고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네거티브하는 것을 호응해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과 똑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발언을 다 들어보면 할 수 없는 말을 하고 있다”며 “자꾸 곡해해서 표현하는데, 당내 선거에서 이런 식의 네거티브로 발언 하나하나를 찍어서 왜곡하고 공격하는 것은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는 “민주당과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이런 식으로 곡해해서 전투에 나서면 프레임 전쟁에서 100전100패 할 것”이라며 “이런 공격은 유튜버들이 하는 것이지 정당의 대표가 되겠다고 하는 분이 하는 전략으로는 굉장히 비열하다”고 비판했다.

‘막말 논란’을 두고도 양쪽은 팽팽히 맞섰다. 나 후보는 “이 후보의 말이 좀 거칠다”며 “막말이 당대표 자리에서는 리스크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런 좋은 재능이 있기 때문에 저격수로는 좋을지 몰라도 참모총장이 되기에는 좀 부족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상대를 막말 프레임으로 규정하려는 생각인 것 같다. 상대 말꼬투리를 잡는 식으로 대선에서 이길 수 있겠냐”며 “후배에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얼마나 저열한 정치인지 지적할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후보 간 거친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국민의힘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원 투표율은 이날 36.2%(오후 5시 기준)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9년 25.4%, 2017년 25.2%의 당원 투표율과 비교하면 ‘흥행돌풍’이라는 평가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