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이 모 중사 유족측이 7일 국선변호사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한 가운데, 공군이 '여성 변호사 우선배정' 지침 등을 어기고 1년 차 단기 군 법무관을 국선변호사로 지정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이 지금껏 있으나 마나 한 형태로 국선변호사 제도를 운용한 탓에 피해자 보호·조력 소홀 사태를 사실상 방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공군은 이 모 중사가 성추행 피해를 정식 신고한 지 엿새 만인 지난 3월 9일 계룡대 공군본부 법무실 소속 단기 법무관으로 복무하던 A 중위를 국선변호사로 지정했다.
A 중위는 복무를 시작한 지 1년 정도밖에 안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 법무관은 의무복무를 대체하기 위해 3년간 복무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직업군인에 해당하는 장기 군 법무관과 달리 이제 막 변호사 자격을 갖춘 초임 법무관인 셈이다.
국방부 훈령을 보면 '군검찰은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군 형사절차에서의 피해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선변호사 자격으로는 '변호사 자격이 있는 장교', '변호사' 등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공군은 군내 성폭력 등 형사사건 발생 시 피해자가 국선변호사 지원을 원하면 관행적으로 단기 법무관 2명을 번갈아 가며 지정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단기 법무관의 주된 업무가 군내 계약절차 등 행정 관련 업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애초부터 단기 법무관으로만 국선변호사 풀을 꾸리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로 민간 변호사는 예산 지원의 한계 등이 있어서 대체로 단기 법무관 위주로 국선변호사 지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렇듯 공군이 관행적으로 국선변호사 제도를 운용하다 보니 '여성 변호사 우선 배정' 지침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매뉴얼을 보면 성폭력 피해 사건의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 사건처리 관계자(수사관, 군검사, 국선변호사)를 여성으로 우선 배정한다'고 적시돼 있지만, 공군은 이를 무시한 채 단기 법무관을 지정했다.
공군본부 법무실만 하더라도 여성인 장기법무관 등 변호사 자격을 갖춘 인력이 있지만, 국선변호사 풀에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실이 이날 "각 군의 국선 변호를 맡는 여성 법무관 현황을 확인한 결과 육군 50명, 해군·해병대 3명인 것으로 나타나 공군만 국선변호 담당 여성 법무관이 없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군 소식통은 "이번 사건에서 국선변호사뿐만 아니라 비행단 군검찰 등에 파견된 검사와 수사관 대부분이 단기 법무관들이고, 장기법무관들은 진급 문제 등으로 계룡대 본부나 국방부 등에서만 근무하는 구조"라면서 "본부 차원에서 조금만 관심이 있어서 진행 경과를 체크해봤다면 이렇게까지는 안 됐을 텐데, 결국은 공군본부 검찰부와 법무실 등이 사태를 방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A 중위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한 이 중사의 유족 측은 초기 국선변호사로 선임된 A 중위가 이 중사 생전 면담을 단 한 차례도 하지 않는 등 제대로 된 조력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4월 15일 피해자가 성고충 상담관에게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냈음에도 군 내부에서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를 알고도 국선변호사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문제라는 입장이다.
또 A 중위가 이 중사의 인적 사항과 사진 등을 외부로 유출하는가 하면 유가족을 '악성 민원인'으로 부르며 비난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해달라고 고소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A 중위 측 변호인 이동우 변호사는 이날 연합뉴스에 "면담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못한 건 맞지만, 갑작스럽게 부대 측 방역지침이 바뀌면서 면담을 하지 못하게 된 사정이 생겼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변호사는 또 "3월 9일 국선변호사로 지정된 이후 같은 달 18일 첫 통화를 시작으로 7차례 통화와 12차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며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하면서 '극단적 상황'이 예상됐다면 조처를 했겠지만, 피해자가 변호사 측에 직접적으로 그런 의사를 밝힌 적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래퍼 노엘(장용준·24)이 부친인 국민의힘 장제원(58) 전 의원의 성폭력 의혹 보도 이후 SNS에 의미심장한 글을 게재해 화제다. 노엘은 지난 4일 인스타그램에 "모든 건 제자리로 돌아갈 거다. 기다려줘"라는 게시 글을 업데이트했다. 작년 12월 4일 올린 글을 수정해 다시 올리며 설명을 덧붙이진 않았지만, 성폭행 혐의로 피소된 부친 장제원 전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장 전 의원은 부산 모 대학의 부총장이던 2015년 11월 비서 A씨를 상대로 성폭력을 한 혐의(준강간치상)로 최근 고소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장 전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고소인의 고소 내용은 분명 거짓이다. 무려 10년 가까이 지난 시점을 거론하면서 이와 같은 고소를 갑작스럽게 제기한 데는 어떠한 특별한 음모와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이어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며 “혼신의 힘을 다해 진실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10년 전의 자료들과 기록을 찾아내 법적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밝히며 당에 부담을 줄 수 없어 잠시 떠나겠다고 말했다.장제원의 아들 노엘은 2017년 Mnet '고등래퍼'에 출연했지만 조건 만남 논란으로 중도 하차했다. 2019년에는 음주운전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리고 2년 뒤 무면허 음주운전 및 경찰관 폭행으로 징역 1년을 선고를 받았으며 2022년 10월 만기 출소했다.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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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지키려고 하지 마십시오.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습니다. 저는 포기하지 않겠습니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5일 당 대표직 사퇴 이후 두 달여 만에 공개 행보를 재개하면서 당 대표 사퇴 직후 했던 발언을 반복했다. 한 대표의 지지자들은 그의 발언에 환호성을 지르며 화답했다.한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신촌에서 '국민이 먼저입니다-한동훈의 선택' 북콘서트에서 "저는 오늘의 길을 그때로부터 시작하겠다. 다시 시작하겠다"며 잠재적 대선 주자로서의 본격 행보를 알렸다.이날 행사장 인근에는 현장에 들어가지 못한 수백명의 한 전 대표 지지자들이 운집하며 팬 미팅 현장을 방불케 했다. 한 전 대표는 건물 앞에서 줄지어 기다리는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행사장 안으로 들어섰다. 이날 한 전 대표는 검은색 바지와 니트에 캔버스화를 착용하는 등 비교적 편안한 차림이었다.한 전 대표는 이날 북콘서트에서 우선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지난겨울을 보내며 고통스럽고 안타까웠다. 저도 그런 마음이었다. 그 점에 대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 진심이다"라고 했다.한 전 대표는 그러나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두고 '계몽령'이라고 지칭하는 일각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반대했다. 그는 북콘서트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은 계몽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은 계엄을 옹호하는 정당이 아니라 계엄을 저지한 정당"이라고 강조했다.최근 정치권 화두로 떠오른 '개헌'과 관련해선 "누군가 구시대의 '87 체제' 문을 닫는 궂은일을 해야 한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