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돼 낡고 위험…고교학점제 대비해 제일고 실습지로 옮겨야" 도교육청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비 등 예산 확보방안 고민
충북 제천고를 제일고 맞은편으로 신축 이전해 달라는 건의가 들어와 교육당국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
5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제천고 총동문회장과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 학부모회장은 지난달 '제천고 교사(校舍) 신축 이전 건의문'을 보내왔다.
이들은 건의문에서 "제천고는 1946년 개교 후 75년간 2만2천807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명문 학교"라면서 "그러나 (현 위치로 이전한 지) 48년 된 낡은 교사는 안전등급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아 안전사고 위험성이 있고, 인근 지역(학교)보다 더 낙후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공간 부족으로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고, 낡은 시설물은 지역 인재 유출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환경에서의 교육력 제고, 학생·학부모 만족도 향상,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과 공동교육과정 운영 대비 등 미래 인재육성을 위해 교사 신축 이전을 건의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신축 이전 희망 지역으로 제일고 건너편의 제일고 실습지를 제안했다.
도내에서 학생 수가 감소한 옛 도심 학교를 택지개발지구로 이전(학교신설 대체 이전)한 경우를 제외하고 학교 신축 이전은 근래에 사례가 없던 일이어서 주목된다.
통상적으로는 동일 부지에 일반고 2개가 운영되고, 인근에 개발지구가 없기 때문에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 통과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
도교육청은 그러나 학교 운영의 3주체가 한목소리를 내는 점, 제천고·제일고가 공동 교육과정과 함께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점, 학생들의 선택권이 확대되는 점에 주목해 '적극 검토'로 방향을 잡았다.
제천고 신축 이전에는 진입로 확보 등을 위한 일부 부지 구매비를 포함해 323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됐다.
도교육청은 40년 이상 노후한 학교 건물을 최첨단으로 탈바꿈시키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으로 113억원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 교육부 승인을 받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홍 도교육청 정책기획과장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권인숙 제천고 학부모회장은 "제천고 이전 건은 캠퍼스형 학교 추진 논의 때부터 공론화했다"며 "교사 노후화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안전한 학교를 위해 신축 이전을 건의했으며, 현 위치에서의 개축은 아이들이 공사 기간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