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터 모임 또는 고향 방문 계획…일상 회복에 한 발짝
"정말 기대" 기쁨 속 "많이 모여있다고 눈총받을까" 걱정도
'8명+α' 직계모임 가능 첫날 "불효 끝" "아들 온대요" 반색
"그동안 불효자가 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앞으로 가족 모임이 삶의 활력소가 될 것 같아요."

대전 서구 복수동에 거주하는 남윤숙(43)씨는 이번 주말 1년여 만에 온 가족이 모여 저녁을 함께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6남매인 남씨의 경우 어버이날이나 부모님 생신 때 식당이 북적거릴 정도로 많은 일가족이 함께했는데, 코로나19 이후 1년 넘게 온 가족이 모이지를 못했다.

어머니 생신이 6월이라서 아쉬워하던 순간에 백신접종에 속도가 붙고 노쇼 백신을 조건 없이 맞게 되면서 불가능할 듯했던 가족 모임을 할 수 있게 됐다.

75세 이상인 어머니가 2차 접종까지 마쳤고, 공무원인 언니와 의료기관 종사자인 형부도 1차 백신을 맞았다.

남씨도 얼마 전 노쇼 예약을 통해 1차 접종을 마친 상태다.

남씨는 "어머니와 형제자매만 모여도 7명이라서 조카나 형부가 함께 모이는 것은 기대할 수 없었다"며 "어머니 생신을 맞아 이번 주말에는 백신을 맞은 4명을 포함해 모두 11명이 저녁에 모이기로 했는데 정말 기대된다"고 전했다.

아버지의 칠순을 앞둔 길모(35·강원 춘천시)씨네도 부모님이 최근 1차 접종을 마치면서 길씨네 네 식구와 누나네 세 식구 등 9명이 조만간 식당에서 모이기로 했다.

길씨는 "그동안 불효자가 된 것만 같았다"며 "거의 1년 반 만에 모이게 됐는데 앞으로 가족 모임이 삶의 활력소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8명+α' 직계모임 가능 첫날 "불효 끝" "아들 온대요" 반색
경남 거제 고현에 사는 김모(76)씨 부부는 첫째 아들 내외가 손주를 데리고 이번 달 내로 방문하겠다는 연락에 지난 주말 간만의 대청소를 마쳤다.

수도권에 사는 둘째 딸과 셋째 아들 역시 일정을 조율해 이른 시일 안에 집을 찾기로 해 외로웠던 일상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됐다.

2차 접종까지 마친 김씨 부부는 "자식들도 노쇼 예약 등을 통해 가능한 백신을 맞고 모이기로 했다"며 "6월 내로 가족 모두 모일 수 있을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반면 애타게 기다린 가족 모임 가능 소식에 반색하면서도, 5인 이상 집합 금지에 익숙해진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대규모 가족 만남이 타인으로부터 눈총을 받진 않을까 우려하는 이도 있었다.

춘천에 사는 장모(39)씨의 경우 아들만 넷인데다 처남 내외, 장인 내외까지 합하면 10명인 탓에 그동안 가족 모임을 하려야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다행히 장인 내외가 1차 접종을 마치면서 모임이 가능해졌고, 장씨는 이번 주말 친척의 결혼식에 참석한 뒤 경기지역에서 처남네와 함께 장인·장모를 모시고 1박 2일을 보내기로 했다.

장씨는 "모임이 가능해진 것은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백신 맞았다고 많이 모여 있으면 다른 사람들로부터 눈총을 받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고 했다.
'8명+α' 직계모임 가능 첫날 "불효 끝" "아들 온대요" 반색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백신을 맞은 뒤 2주가 지난 1차 접종자와 접종 완료자는 현재 8인까지로 제한된 직계가족 모임 인원 기준에서 제외된다.

현재 직계가족은 8명까지만 모일 수 있으나 만약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접종을 받았다면 최대 10명까지, 직계가족 내에 5명이 접종을 완료했다면 최대 13명까지도 모일 수 있다.

가족 중 접종자가 많아질수록 모임 규모가 커질 수 있어 명절 연휴에도 더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다.

(김준호 박영서 한지은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