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화이트허스트 IBM 사장. IBM 제공.
짐 화이트허스트 IBM 사장. IBM 제공.
코로나19의 장기화 추세에 따라 자동화 방식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면서, 글로벌 기업 세 곳 중 한 곳은 인공지능(AI) 기술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접근 가능성만 갖춰진다면, AI 적용 강화를 미룰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시선이다. 각광받는 AI 기술 분야로는 자연어 처리(NLP)가 꼽혔다.

IBM은 11일 짐 화이트허스트 IBM 사장 주재로 아·태지역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글로벌 AI 도입 지수 2021’ 설문 보고서를 발표했다. 화이트허스트 사장은 “AI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AI를 여러 전선에 걸쳐 고급 언어로 사용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5개 국가 약 5500명의 기업인이 응답한 이번 설문은 전반적으로 AI 기술을 둘러싼 비즈니스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의 1에 달하는 기업이 이미 AI를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코로나19를 거치며 AI 기술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겼는데, 조사 참여자 3명 중 1명은 자신이 속한 기업이 향후 1년 이내 AI 솔루션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NLP는 기업들의 주요 관심사다. “NLP 기반 응용 프로그램을 쓰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절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NLP는 AI를 이용해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기술이다. 최근 주목받는 AI 챗봇들에 주요히 활용되고 있으며, B2C 분야에선 특히 사업 접목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응답자의 52%는 “고객 경험 개선을 위해 NLP 솔루션을 사용 중이거나 사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AI 생태계 강화를 위한 핵심으론 ‘데이터 환경’이 꼽혔다. 응답자의 상당수가 AI에 쓰일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었다. 3분의 2 이상이 20개 이상의 서로 다른 데이터 소스로부터 정보를 취합해 제공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약 90%는 “AI 도입의 핵심은 데이터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AI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환경이다”고 밝혔다.

IBM은 이날 AI 기반 자동화 솔루션 ‘왓슨 오케스트레이트’도 최초 공개했다. IBM리서치가 개발한 왓슨 오케스트레이트는 영업이나 인사 등 비 IT부서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다. NLP 기술을 적용해, 마치 대화를 하듯 명령을 내려 제안서나 회의 예약 등을 처리할 수 있다. 세일즈포스, SAP 등의 인기 비즈니스 응용 프로그램과도 연동할 수 있어 범용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 IBM은 데이터용 IBM 클라우드 팩에 자동화 기능인 ‘오토 SQL’을 도입하고, AI를 위한 1400만 개의 코드 샘플을 갖춘 대규모 오픈소스 데이터 세트 ‘코드넷 프로젝트’ 등을 내놓는다고 발표했다. IBM의 각종 신제품은 현지시각 12일 열리는 ‘IBM 씽크(THINK) 2021’ 행사에서 구체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화이트허스트 사장은 “IBM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시대에서 강력한 디지털 기반을 구축할 것이며, 우선순위는 무엇보다 ‘생존’이라 생각한다”며 “기술적 장벽 해소를 위해 진행하는 노력들을 밝혀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