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의 모습. 사진=뉴스1
사진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식당의 모습. 사진=뉴스1
코로나19로 소득 불평등 현상이 더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하위 20%의 임시·일용직 근로자가 대거 일자리를 잃은 결과다.

한국은행은 10일 이 같은 내용의 '코로나19가 가구소득 불평등에 미친 영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작년 2∼4분기 평균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17.1% 줄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소득 감소율은 소득 4분위(2.7%), 5분위(1.5%)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

한은 가계동향조사에 나온 1만2138가구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이전소득은 제외해 분석했다.

저소득층의 수입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면서 소득 격차는 벌어졌다. 하위 10% 가구소득 대비 중위(가운데 값) 소득의 배율(P50/P10)은 2019년 2∼4분기 평균 5.1배에서 지난해 2~4분기 5.9배로 상승했다.

저소득층 소득이 줄어든 원인의 36.2%는 실업을 비롯한 고용 충격, 63.8%는 취업자 수입감소 탓으로 집계됐다. 작년 2∼4분기 소득 1분위 가운데 비취업 가구(가구주와 배우자가 실업·비경제활동인구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62.6%로 2019년 2~4분기(53.9%)에 비해 8.7%포인트 상승했다. 저소득층이 일자리를 많이 잃었다는 뜻이다. 저소득층이 적잖게 일하는 비대면 업종이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일자리를 잃지 않은 1분위 취업자의 소득도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1분위 취업 가구의 소득은 지난해 2~4분기 평균 15.6% 줄었다. 같은 기간 2∼4분위(3.3%), 5분위(1.3%) 감소 폭을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자영업자의 폐업이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1분위 고용이 더 감소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김익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