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갤럭시S21 시리즈.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이달 28일 10만원대 갤럭시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지금까지 나왔던 갤럭시 제품 중 최저가다. 올해 중국 화웨이와 LG전자의 '빈 자리'를 공략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보급형폰 라인업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출고가 19만8000원의 '갤럭시 M12'를 출시한다. 갤럭시M 시리즈는 원래 삼성전자가 인도 시장에 출시한 온라인 판매 전용 제품이지만, 인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최근 동남아 등 다른 나라까지 출시 국가를 넓혔다. 국내의 경우 갤럭시M 시리즈는 2년 만에 재출시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이 팔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 정부 제재로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웨이와 오는 7월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선언한 LG전자의 공백을 치고 들어갈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최근에는 준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갤럭시S20 FE 모델에 대한 공시지원금을 출시 6개월 만에 60만원까지 끌어올렸다. 요금제에 따라 실구매가는 20만9800원까지 떨어진다. 지난해 11월 나온 이 제품의 출고가는 89만9800원이었다.

최고급 라인업인 폴더블폰 제품도 몸값을 낮추기 시작했다. 239만원대로 출시됐던 '갤럭시폴드' 출고가는 현재 121만원까지 내려왔다. 통신사 요금제에 따라 40만5000원에 실구매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태동한 지 10년이 넘어가면서 수요가 더이상 늘지 않자 애플과 삼성을 비롯한 대다수 업체들이 '가격 경쟁'에 돌입한 것"이라며 "과거와 달리 50만원대 이하 준프리미엄급 제품에서도 고급형 스펙을 갖춘 기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짚었다.

삼성전자는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 취임 이후 발빠른 스마트폰 전략 변화 덕분에 수준급 실적을 냈다. 올해 1분기에는 스마트폰 부문에서만 4조3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반도체 부문(3조3700억원)을 제치고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었다.

박리다매 전략을 쓰면서도 수익성도 놓치지 않았다. 이 기간 스마트폰 사업부문 영업이익률은 10.8%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포인트 나아졌다. 과거 대비 보급형 라인업 제품이 더 많아지면서 스마트폰 매출은 줄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영업 환경을 활용해 마케팅 비용을 줄인 덕분이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첫해인 지난해 마케팅 비용(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에 10조1300억원가량 써 전년 대비 10.2% 줄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21' 등 프리미엄급 제품뿐만 아니라 중저가 라인업 판매가 견조해 스마트폰 실적이 개선됐다. 비대면 영업환경도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