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궁지에 몰린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매출이 두 분기 연속 줄었다. 반면 일본의 간판 기업 소니는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다.

화웨이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500억위안(약 25조8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9% 감소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1.4% 줄어든 데 이어 감소폭이 더 커졌다. 순이익은 168억위안으로 26.6% 늘었지만, 그동안 받지 않던 지식재산권 사용료 등을 추가한 것이라는 점에서 업계에선 성장세가 꺾인 데 더 주목하고 있다.

화웨이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미국의 제재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2019년 5월부터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리고 제재를 강화해왔다. 작년 9월부터는 미국의 허락 없이는 외국 기업도 미국의 기술이나 장비가 들어간 반도체를 화웨이에 팔 수 없도록 했다. 핵심 반도체를 구하지 못하게 된 화웨이는 통신장비,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에서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알짜’로 통하던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부 ‘아너’를 매각하기도 했다.

한편 일본 소니는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에 1조1718억엔(약 11조987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보다 101.3% 증가해 창사 후 처음으로 1조엔을 돌파했다. 매출은 9.0% 늘어난 8조9994억엔으로 역시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게임과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이 좋은 성과를 낸 것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반도체 센서는 주 고객인 화웨이에 대한 공급을 중단하면서 고전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베이징=강현우/도쿄=정영효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