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하이브(구 빅히트)는 지난해 8월 한국어 학습 교재 '방탄소년단과 함께 한글을 배워요(Learn! KOREAN with BTS)'를 출시했다. 전 세계 BTS 팬들이 한글을 쉽게 배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약 8개월간 30개 나라에서 30만권이 판매됐다.

첫 교재 성공에 힘을 얻은 하이브가 두 번째 교재를 내놨다. 이름은 '타이니탄과 함께 한글을 배워요(Learn! KOREAN with TinyTAN)'. 타이니탄은 BTS의 만화 캐릭터다. 하이브에서 교육콘텐츠 제작을 전담하는 '하이브 에듀'가 교재를 만들었다.
하이브 에듀가 26일 출시한 한글 교재 '타이티난과 함께 한글을 배워요(Learn! KOREAN with TinyTAN)'. 사진제공=하이브
하이브 에듀가 26일 출시한 한글 교재 '타이티난과 함께 한글을 배워요(Learn! KOREAN with TinyTAN)'. 사진제공=하이브
이번 교재가 첫째보다 진일보한 점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접목됐다는 점이다. 교재 구성품인 소리펜(Motipen)에선 BTS 멤버의 목소리가 나온다. 첫 교재에서도 BTS 목소리가 나왔지만 이는 멤버들을 상대로 일일이 녹음한 결과였다. 이번엔 BTS의 콘텐츠에서 나온 멤버 목소리로 AI를 약 6개월간 학습시킨 뒤 이를 소리펜에 담았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넘어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하이브의 야심이 어느 정도 현실이 된 것이다.

AI를 적용해서 발생하는 작지만 큰 변화는 BTS 멤버들이 교재를 구입한 사람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점이다. 교재에 들어있는 카드의 QR 코드를 스캔한 뒤 자신의 이름을 입력하면 이후부터는 소리펜이 이름을 부른다. 멤버 목소리 녹음 방식으로는 구현하지 못했을 일이다. 최영남 하이브 에듀 사업대표는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한글 배우기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동기 부여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결과 '내 이름 불러주기'가 효과적일 것이란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첫 교재 구입 고객들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교재를 직접 써보니 BTS의 목소리는 소리펜을 켤 때와 끌 때, 교재 안에 '하트' 표시를 누를 때 나왔다. 멤버마다 말하는 내용이 조금씩 달랐다.

가령 RM은 "OOO, 문제가 어려워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잘 해낼 거에요"라고 했다. 진은 "OOO, 당신의 수고는 제가 잘 알고 있어요. 화이팅", 슈가는 "OOO, 당신의 열정에 감동하고 말았습니다. 캡짱", 제이홉은 "OOO, 안녕하세요. 여려분의 희망 제이홉입니다"라고 말했다. 지민의 멘트는 "OOO, 정말 멋진 것 같아요", 뷔는 "OOO, 공부 끝나고 우리 위버스에서 만나요", 정국은 "OOO, 한글 공부를 시작해봅시다. 고고" 등이다. 각 멤버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을 감안해 말하는 내용을 달리했다는 게 하이브 에듀의 설명이다.

소리펜에는 텍스트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TTS(Text to speech)' 기술이 적용됐다. 교재 안의 글자와 이미지들에는 특수한 코드가 인쇄돼 있고, 소리펜에는 이를 인지하는 광학카메라가 내장돼 있다. 그래서 모티펜을 글자, 이미지에 갖다 대면 음성으로 출력된다.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한 '디테일(부분)'에도 신경썼다. 'ㄱ'에 소리펜을 대면 '기역'이 아니라 '그'로 읽었다. 'ㄴ'도 '느'로 발음했다. 최 대표는 "자음을 처음 배울 때 단음으로 인식하는 게 학습 효과가 좋다는 한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교재 뒤쪽에는 한글로 하는 게임이 수록돼 있었다. 한 페이지엔 카카오톡과 같은 메시지 전송 창 그림이 그려져 있고, '고마워', '응' 등 말이 적혀 있다. 그 아래에는 자음·모음에 있는 한글 자판이 있다. 고마워란 말 옆에 시작 표시를 누른 뒤 자판에서 고마워를 실제 찍어보는 식이다.

첫 교재에서 반응이 좋았던 BTS 영상 시청 기능은 이번에도 들어갔다. 교재 곳곳에 나온 QR 코드를 스캔하면 연관된 BTS 영상을 볼 수 있다.

'타이니탄과 함께 한글을 배워요' 교재는 지난 26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9만9000원이다. 하이브 에듀는 가격이 부담스러울 사람들을 위해서 주문형비디어(TVOD) 교육 콘텐츠도 만들었다. 교재보다 교육 내용이 압축적이며 영상으로 배울 수 있는 콘텐츠다. TVOD 가격은 2만원이다.

서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