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30)이 카일 스탠리(34·미국)와 손잡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 셋째날 공동 9위로 올라섰다.

이경훈-스탠리 조는 25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TPC 루이지애나(파72·7341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쳤다. 중간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한 이들은 전날 공동 16위에서 공동 9위로 상승했다. 단독선두인 루이 우스트히즌-샬 슈워츨(이상 남아프리카공화국) 조와는 4타 차이다.

이 대회는 2명의 선수가 짝을 이뤄 경기한다. 1·3라운드는 두 선수가 각자 공으로 경기해 더 좋은 성적을 팀 점수로 삼는 포볼 방식, 2·4라운드는 두 선수가 공 하나를 번갈아서 치는 포섬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경훈은 전반 버디 3개, 후반 버디 3개를 잡으며 선전했고 스탠리는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보탰다.

경기 후 이경훈은 “서로 안 좋았던 홀에서 상대가 잘해주면서 오늘 플레이가 잘됐다”며 “내가 해저드에 빠지면 카일이 세이브를 해주는 식으로 좋은 스코어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탠리도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 한 명이 못 넣으면 다른 한 명이 점수를 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둘의 인연은 캐디에게서 시작됐다. 스탠리는 “내 예전 캐디가 지금 KH(이경훈)의 캐디다. 한 달쯤 전에 서로 정해진 파트너가 없어 내가 먼저 같이 플레이하자고 제안했다”며 “지금까지 정말 즐겁게 플레이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번역 앱을 통해 소통한다고 전했다. 스탠리가 번역 앱을 이용해 한국어로 문자를 보내면 이경훈이 영어로 답하는 식이다.

이경훈은 “마지막 라운드인 내일도 차분하게 경기할 것이고, 많은 버디를 치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잘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루이 우스트히즌-샬 슈워츨은 이날 하루에만 9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9언더파 197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마크 리슈먼-캐머런 스미스(이상 호주), 캐머런 챔프-토니 피나우(이상 미국)가 중간합계 18언더파 198타로 1타 차 공동 2위다. 재미동포인 저스틴 서-더그 김(이상 미국), 디펜딩 챔피언인 욘 람(스페인)-라이언 파머(미국)는 이경훈-스탠리와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조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