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개발한 스탠다드에너지가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00억원을 투자유치했다고 14일 밝혔다. 바나듐은 고가의 희귀소재인 희토류를 사용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와 달리 원재료 확보가 비교적 쉬운 금속 재료다. 발화 위험이 없고 대용량으로 배터리 기능을 구현하기 용이하다는 게 장점이다.

스탠다드에너지는 KAIST와 미국 MIT연구진이 설립한 차세대 배터리 전문 기업이다. 이 업체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나듐을 주 소재로 한 배터리는 신재생에너지에 필수인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최적화된 솔루션이란 평가를 받는다.

업계는 현재 9조원 규모인 세계 ESS 배터리 시장이 향후 5년 내 연간 4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발화 위험이 없고 성능이 우수한 스탠다드에너지의 배터리가 도입된다면 ESS 배터리 시장은 더욱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초고속 전기차 충전소, 중단 없는 전력공급이 필요한 산업시설과 군사시설의 전력 백업 시스템 등에도 널리 쓰일 수 있다.

강동석 소프트뱅크벤처스 파트너는 “기존 ESS 시장은 제품 안전성 및 효율성 이슈로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수급불균형 상태였다”며 “스탠다드에너지는 새로운 방식의 ESS 설계 및 제조 역량을 통해 글로벌 ESS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부기 스탠다드에너지 대표는 “전기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수요·공급에 따라 최적의 전력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바나듐 이온 배터리는 전력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