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고교 3학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서울 경북고 교실에서 한 수험생이 기도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지난달 25일 고교 3학년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서울 경북고 교실에서 한 수험생이 기도하고 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다. 이를 앞두고 전국 고교 3학년들이 지난달 25일 학력평가를 본 결과 문·이과 간 수학 점수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능이 3월 학력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될 경우 문과 학생들이 수학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아 수시지원 때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3월 학력평가를 치른 고교 3학년 중 1만1326명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문·이과 수학 공통과목 평균 점수는 △인문계열 33.6점 △미적분을 선택한 자연계열은 48.6점 △기하를 선택한 자연계열은 44.2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인문과 자연계열 간 평균 점수 차는 14.9점으로 벌어졌다. 반면 국어는 △화법과 작문 52.1점 △언어와 매체 57.4점으로 평균 점수 차가 5.3점으로 수학보다는 작았다.

올해 수능은 처음으로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지는데, 국어와 수학 영역에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봐야 한다. 기존에는 탐구 영역과 제2외국어 영역만 선택과목제로 치렀다.

수능 성적은 등급과 백분위를 포함한 표준점수로 제공한다. 최종 표준점수는 공통과목 성적을 기준으로 산출하고, 선택과목 집단별로 공통과목 평균 점수를 뽑은 뒤 공통과목 평균 점수가 높은 선택과목 집단에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점수를 부여한다.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점수에 따라 조정점수를 반영하기 때문에 표준점수를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

종로학원이 3월 학력평가 수학 점수를 산출해본 결과 1등급을 받은 학생 중 문과 학생은 14.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등급도 문과 학생 비중은 21.1%에 그쳤다. 수능이 3월 학력평가와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될 경우 수학에서 1·2등급을 받을 수 있는 문과 학생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문·이과 학생이 같이 보는 공통과목 점수에 따라 등급이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택과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더라도 공통과목 점수가 높다면 실제 수학 등급은 1·2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고3 학생 중 문과는 수학 1·2등급 진입이 매우 어렵고, 이과 학생들은 공통과목을 잘 보면 선택과목 점수가 낮아도 상위 등급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입시업계는 “복잡해진 점수 환산 방식 때문에 대입 지원을 하는 데도 변수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6월 모의평가는 고3은 물론 재수생까지 함께 보고, 수능에 반수생까지 가세하면 수학 점수 분포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3의 수시 지원과 정시 지원 대학을 예상하는 데도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상위권 문과 학생들이 수시에 합격해 놓고도 수학 수능최저등급 점수를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학들도 대입전형 과정에서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2학년도 수능 안내 자료 3종을 평가원 수능 홈페이지에 지난달 31일 공개했다. “수험생과 학교 현장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점수 산출 방법과 영역별 학습 방법 등을 상세하게 소개했다”는 게 평가원 측 설명이다. 또한 평가원은 올해 수능에서 선택과목제를 확대한 것과 관련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진로를 고려해 선택과목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