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말 예정 코백스의 AZ백신 4월 셋째주로 늦춰지고 물량도 줄어
정은경 "백신수급 전세계적으로 불안…협상·외교 역량 동원 중"
접종 본격화 앞두고 백신 수급 차질 빚나…11월 집단면역 '불안'
내달부터 만 75세 이상 고령층을 시작으로 일반 국민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백신 확보 전선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자국내 백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수출을 중단했거나 중단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고, 일부 제약사의 경우 원재료 부족으로 인해 계약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국내 백신도입 계획에도 일부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백신 수급 상황에 따라서는 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11월 집단면역' 달성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2분기 백신 접종대상자 약 1천110만명…각국 '백신 전쟁' 속 수급 불안
29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약 3개월간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게 될 대상자는 약 1천110만명이다.

우선 내달 1일부터 고위험군인 75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이 시작된다.

전날 기준으로 75세 이상 어르신 가운데 접종 대상자는 총 350만8천975명이다.

이 가운데 접종 여부 조사가 끝난 204만1천865명 중 86.1%인 175만8천623명이 접종 의사를 밝혔다.

코로나19 취약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유치원 및 초·중등 보건교사, 64세 이하 만성질환자, 보건의료인, 경찰·해경·소방·군인 등 필수 인력, 항공 승무원 등도 2분기에 접종을 시작한다.

2분기 접종 대상은 확정됐지만 국내외 상황을 보면 백신 수급의 불안정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 등에 따르면 '세계의 백신 공장'으로 불리는 인도는 최근 백신 내수 공급을 위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주 후반부터 인도에서 코로나19 백신 수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4월 말까지는 수출 지연에 따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왔다.

제약사 자체에서도 생산 차질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미국 노바백스사의 경우 백신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부족 문제로 유럽연합(EU)과의 백신 공급 계약 체결을 일시 미뤘다.
접종 본격화 앞두고 백신 수급 차질 빚나…11월 집단면역 '불안'
◇ 국내 백신 도입계획도 부분 차질…얀센-노바백스-모더나 공급 일정 '아직'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국내 백신도입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는 당초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9만회분(34만5천명 )을 이달 말 들여올 계획이었으나 일정이 4월 셋째주로 미뤄졌다.

더욱이 물량 자체도 43만2천회분(21만6천명 분)으로, 25만8천회분이나 줄었다.

추진단은 이와 관련해 "저소득 국가에 배분하려던 인도 세럼연구소 생산 물량의 공급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코백스가 모든 참여국에게 상반기에 백신을 공급하기 위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들여오기로 한 나머지 백신의 도입 일정도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당초 정부는 얀센(600만명분), 노바백스(2천만명분), 모더나(2천만명분) 백신이 2분기부터 도입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나 2분기 시작이 이틀 남은 지금까지도 이들 제약사의 초도 물량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위탁생산을 하고 있고, 노바백스 백신 역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안전장치'가 있다고 해도 '백신 전쟁'을 벌이는 글로벌 상황을 고려하면 변수가 많은 셈이다.

특히 원재료 부족 문제까지 불거지면 국내 공급 역시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정부 "범정부적 역량 동원해 백신 조기확보 노력"
정부 역시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범정부적인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

정은경 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백신 수급이 불안정하고 부족한 상황인 것은 맞다"면서 "범정부적인 역량을 동원해 백신을 조기에 확보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최대한 제약사와 협의하고 외교적인 역량 등을 발휘해 백신확보 노력을 계속 진행 중"이라며 "2분기 물량 중 화이자 700만회분, 아스트라제네카 700만회분 등은 어느 정도 물량이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 등의 백신 도입과 관련해선 "아직 공급 일정 등을 확정 짓지는 못했다"면서 "굉장히 다급하게 공급 일정이 그때그때 변경되기에 계속 협상해서 확보 노력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청장은 접종 주기가 상대적으로 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등의 경우 2차 접종용 물량을 비축하지 않고 1차 접종에 최대한 사용할 지에 대해서는 "접종 주기를 지키면서도 접종할 수 있는 물량 가능성 등을 보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라면서 "영국처럼 아예 '2차 접종을 안 하겠다.

1차 접종만 하겠다'는 이런 전략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접종 본격화 앞두고 백신 수급 차질 빚나…11월 집단면역 '불안'
/연합뉴스